시 합평 과제-자유시
우리집 우물 안에
미운 아이가 산다
아이의 죄는
고아가 아님에도 고아처럼 사는 것
순종하지 않는 아이는
매를 기다리며 운다
삐뚤어진 입으로
감사 기도를 올리지 못한다
안으로 굽은 손으로
다른 손을 맞잡지 못한다
휘어진 등뼈로
반듯하게 삶을 애도하며 걷는 법을 모른다
짐승만도 못한
은혜도 모르는 후레자식
머리가 검은 후레자식은
자기 죄에 매일 쓸쓸하다
고아가 아님에도 고아처럼 사는
미운 아이가
우물가를 떠나지 못한다
자꾸만 들여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