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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나의 시선으로 본 타라 에세이

by 이작가


타라, 지금은 어떤가요?
새로운 자아는 타라에게 어떤 하루를 선물하고 있나요?

창문 틈 커튼 사이로 햇빛이 들어온다. 무방비 상태로 맞이한 햇빛은 몸과 마음을 살균한다. 어제의 나는 없고 오늘의 나로 새롭게 태어나 새로운 하루를 맞이 한다.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한 날것의 아침에 감사하며 설렘에 전율한다.

나는 더 이상 아버지가 기른 그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또 나의 아버지는 그때의 나를 기른 아버지 이기도하다. 나는 나이지만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끊임없는 이성적 종교적 대립 속에서 하루하루 다른 길을 선택한 나는 더 이상 아버지의 순진한 딸이 아니다. 아버지는 더욱 광적인 종교인이 되었고 나는 좀 더 이성적인 사람이 되었다. 아직도 몸에 밴 어린 시절의 종교적 쇠뇌 속에서 고통받고 숨을 쉴 수 없는 아픔에 온 몸이 뒤틀리지만 그 순간에 흔들리고 바로 서며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내가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면 엄마와 언니처럼 오일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각 없이 살았다면 당연한 그것이 나의 삶이 되었을 것이다. 알 수 없는 재료를 섞어 만든 오일을 마시고 바르며 모든 순간을 하나님의 뜻이라는 그릇된 신념에 순응하고 받아들이며 당연하지 않은 차별을 폭력적인 행동을 숙명처럼 받아내며 살았을 것이다.

비루한 나의 재능을 알아봐 준 사람들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우주라고 생각했던 곳이 그리고 부모님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잘 못 된 신념의 프레임을 깨고 나와 다른 곳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삶을 살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깊이 새겨진 교육의 흔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나를 병들게 했고 아프게 했다. 아직도 방황하고 흔들리고 정신을 바로 잡을 수 없는 우울의 터널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나는 더 이상 그때의 내가 아님은 분명하다.

운이 좋게도 나는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교육받을 기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박사과정까지 받아 박사가 되었다.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누구에게나 오는 기회는 아닐 것이다. 그것이 운이든 기회든 뭐든 상관없다. 나에게 왔고 나는 그것을 잡았다. 더 이상 나는 그때의 내가 될 수 없다.

“나는 변신했고, 탈바꿈되었다. 부모님에게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닌 허위이고 배신이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것을 교육이라고 한다.”

나는 전과는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내 안의 자아는 매일 성장하고 꿈을 꾸고 세상에 의문을 던지며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갈 것이다. 아직도 내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린 시절 아버지의 교육으로 만들어진 자아를 끌어안고 함께 가야 할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오랜 시간 방황과 아픔과 두려움 속에서 계속 자라고 있지만 아직도 가족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주변에서 쭈뼛거리고 있다.

오늘은 오늘의 새로운 해가 떴고 오늘은 내가 새롭게 살아내야 할 깨끗한 도화지와 같다. 오늘의 배움으로 나의 자아는 또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어제의 타라와 오늘의 타라는 분명 다를 것이다.

나의 삶을 고구마 3000개를 삶아 먹은 기분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속을 뻥하고 뚫어줄 사이다는 준비하지 않았다. 아직도 진행 중인 삶이니까. 그리고 인생에서 그렇게 속을 뻥 뚫어줄 사이다 같은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좀 더 드라마틱한 결말을 기대했다면 아쉬운 일이지만 나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누구나 와 같은 사람일 뿐이다.

“다른 부모를 만났다면 그리고 다른 교육을 받았다면
나의 삶을 어떻게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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