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과 풍향계

by 이작가

마음은 늘 너무 쉽게 움직인다. 그래서 처음부터 내 목표에 맞는 설정값을 내장한 나침반이 필요하다. 다이어트 중에 맛있는 디저트 카페에 가자는 친구의 유혹,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일이 있는데 술 한잔 하자는 유혹, 새벽 4시 30분의 기적을 꿈꾸지만 10분만 더 자자는 무의식적 유혹, 오늘만. 이번만. 끊임없는 흔들림 속에서 나침반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설정해 놓은 목표값에 맞는 방향을 찾는다.


갈팡질팡한 마음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마음이 잠깐 동안 정신을 못 차리며 헤맬 수 있지만 마음속 나침반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곧 자신의 할 일을 하기 시작하고 결국은 설정된 목표값을 찾아낸다. 나침반은 언제나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항상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안도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삶을 살다 보면 설정한 목표를 방해하는 방해 세력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런 방해 세력이 나타나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재미를 더해 준다. 만약 영화나 드라마에 방해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주인공이 언제나 꽃길만 걷고 항상 행복한 모습만 연출한다면 그 드라마나 영화는 어떨까? 아마 재미도 없고 매력도 없어서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사리질 것이다. 인생이 그런 것이다. 굴곡이 없이 늘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 삶은 안정적이겠지만 썩 즐겁고 매력 있는 삶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은 알고 있는 것처럼 늘 계획된 설정값대로만 살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마음속의 풍향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제 몸을 움직이며 바람 방향에 따라 자신의 방향도 함께 바뀌는 풍향계 말이다. 풍향계는 바람이 불 때마다 목표를 놓치고 만다. 대신 바람에 자신의 몸을 맡기고 바람이 부는 대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바람의 움직임에만 집중한다. 바람이 부는 동안은 바람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 그동안 자유롭게 바람을 즐기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바람이 불까? 목표값이 설정된 나침반이 중심을 잡느라 지쳐있을 때 풍향계에게 마음을 잠시 맡긴다. 나침반이 다시 목표를 찾기 위한 힘을 비축하는 동안 풍향계가 제 역학을 하며 빛을 발한다. 바람 속을 유영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유를 누린다. 그 자유 안에서 새로운 계획과 목표들이 넘쳐난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쉴 새 없이 팡팡 터져 나온다.


마음속 풍향계는 새로운 계획과 목표값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나침반에 새로운 목표값이 설정된다. 풍향계가 마음을 지키는 동안 원기를 회복한 나침반은 새롭게 설정된 목표값에 맞춰 또 열심히 바늘을 움직이며 언제나 목표와 방향을 찾도록 돕는다. 삶은 이렇게 조이기도 하고 풀어주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마음에는 나침반과 풍향계 모두 필요하다. 이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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