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물정 모르고 언제나 덤벙거리고 게으른 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고친 외양간만 해도 몇 개인지 모른다. 언제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의 삶은 지금과는 180도 달라져 있지 않을까?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생각한다. 소 읽고 외양간 고치면 뭐하냐고 비웃을 수도 있지만 소를 잃고 난 후에는 반드시 더 튼튼하고 멋진 외양간을 다시 지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소를 키울 수 있다. 소를 잃어버렸다고 주저앉아 땅을 치고 후회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외양간의 어디에 문제가 있고,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살피고 문제가 있는 곳을 보완해서 소가 다시 나갈 수 없는 외양간을 지어야 한다.
외양간을 다시 짓기 위해서는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아프겠지만 그 문제와 마주 서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그렇게 다시 지은 외양간은 전보다 더 튼튼할 것이고 같은 문제로 소가 외양간을 나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생각한다. 과연 외양간만 튼튼하게 짓는다고 소가 외양간을 나가지 않을까? 소가 날뛰며 기껏 지은 외양간을 부수고 나가면 어떡하지? 외양간은 고쳤으니 이제는 소를 길들여볼 차례다. 외양간이 부서져도 소가 도망가지 않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와 종 실험처럼 행동학적 접근을 하던 인지적 접근을 하던 소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소를 잘 관리해서 외양간에 상관없이 소가 외양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정말 멋진 방법 아닌가?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목적이 함께 움직여서는 안 된다. 목적을 구체적으로 뚜렷하게 세워 놓으면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상관없이 목적은 흔들림이 없다. 외양간을 탓하기 전에 문제를 바로 보고 목적을 정확히 한다면 소는 외양간을 탈출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외양간을 튼튼히 잘 짓고 소가 나가지 못하게 잘 관리하고 있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도 한다. 나갔던 소가 짝꿍을 데리고 다시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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