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벌써 1시 15분이다. 알람이 울린다. 하고 있던 일을 정리할 시간. 대부분 사람들은 알람은 아침에 울리지만 내 알람은 잠자리에 들기 위한 알람 그리고 아침을 위한 알람 이렇게 두 번이 울린다. 1시 15분 알림이 울리면 하던 일을 정리하고 스탠드를 끄고 포근한 이불속으로 들어가 잠을 자면 된다. 하지만 언제나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만큼 시간이 흘렀으면 이제 습관이 될 법도 한데 아직도 조금 더 스탠드를 켜고 하던 일을 더 하고 싶은 마음과 내일을 위해 자야 한 다는 마음이 줄다리기를 한다. 그래서 알람을 15분에 맞춘다. 그리고 20분, 25분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11시 29분 책상에서 일어난다.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한 시간이 뒤로 늦춰지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며 아쉬움을 달래 곤 한다.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오늘 책상에 앉아하던 일을 계속한다면 당장은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내일 일어나는 시간부터 시작해 하루의 일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것은 즐거운 밤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5분만 10분만 더 하고 자야지. 하루쯤 괜찮지 않을까?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 핑계의 덫에 갇혀 자신을 합리화하기 시작하고 그 합리화를 받아들이다 보면 루틴이 깨진다. 그러다 밤 시간의 행복은 사라진다.
무엇인가를 정말로 즐기고 싶다면 자신만의 루틴이 필요하다. 삶은 균형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만 한다고 해서 좋은 삶은 아니다. 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일도 있고 감수해야 하는 일도 책임이 따르는 일도 있다. 밤이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그 시간이 다음날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하룻밤 즐거움을 탐하는 하루살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밤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자존심을 위해 지켜할 것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을 더 즐기고 싶은 선택의 순간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오늘의 밤 시간만큼 내일의 밤 시간도 중요하다. 그래서 1시 25분이 되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던 일을 멈춘다. 그리고 눈을 감고 오늘을 감사하는 기도를 한다. 그리고 29분 스탠드를 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든다. 1시 15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하던 일을 정리하고 30분이 되면 잠을 자고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는 것이 나의 루틴이다.
루틴을 지키는 데는 비법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그냥 하는 거다. 시간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잠자리에 들면 된다. 어쩌면 그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그리고 1시 30분에 잠들어 7시 30분에 일어나는 것은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 그렇게 늦게 자고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묻고 싶다. 그렇다면 11시에 자면 다음날 피곤하지 않은가? 누구나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힘이 들고 하루를 지내다 보면 지친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온다. 나는 그런 순간이 오면 나중에 쉴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점심 먹고 잠깐 눈을 붙일 수도 있고 짬을 내서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때론 주말에 밀린 잠을 자며 수면 빚을 갚을 수 있다. 지금까지 자야 할 잠의 빚을 주말 동알 갚는 것이다.
자는 시간을 지키고 일어나는 시간을 지키는 것이 즐거운 밤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기본자세다. 그렇게 자심만의 싸움에서 이기고 나면 그 루틴에 맞게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이 오면 자고 일어나는 일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그러면 밤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조건이 완성된다. 잠을 자기 전의 15분 동안의 의식은 나를 깊은 잠을 자게 하고 다음 날의 피로를 감해준다. 이렇게 나의 하루 25시간 30분을 마무리하는 의식이 이루어진다.
1시 15분 알람이 울리고부터 스탠드를 끄고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의식 그리고 나를 더 단단하게 하는 깊은 수면 후 7시 30분 알람이 울리고 침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순간까지의 루틴은 또 다른 나를 만든다. 몸에 배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일들이 나의 밤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즐겁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춰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그 루틴이 자신이 되게 하는 눈물겨운 노력의 씨앗이 밤 시간을 통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몸에 밴 습관은 우릴 배신하지 않고
밤 또한 우릴 배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