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어디에나 있다.

by 이작가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 보면 우주 안에 무중력 상태로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시간도 공간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 더 이상 나는 내가 아니고 세상도 없고 삶도 없고 무가 되는 순간이 온다. 막 그 순간에 진입하려는 순간 달큰한 프리지어 향기가 발목을 잡는다.


명상을 방해하는 녀석은 꽃병에 노랗게 내려앉은 나비 같은 녀석이다. 한들한들 바람에 춤을 춰야 할 녀석들이 병 안에 갇혀 숨 막힐 것 같은 마음을 그 사랑스러운 향기로 투정을 부린다. 프리지어의 투정 섞인 향기가 몽롱하다. 이 즐거운 순간을 그대로 담아두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저 지금을 충만하게 즐기면 될 것을 내일을 위해 지금을 저장을 해놓고 싶다고 쓸데없는 생각으로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낸다.


갸르릉 거리는 고양이 소리와 한들거리는 풀꽃을 상상하며 눈을 감는다. 포근 하고 따뜻한 봄 햇살을 느끼는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진다. 봄의 한 복판으로 이끄는 프리지어의 향기가 기특하다. 밤하늘의 별도 달도 프리지어의 향기에 취해 깜박거린다. 오늘 밤엔 별들도 상상이 필요한 것 같다. 봄의 한 복판을.


때가 되면 새싹이 돋아 나고 꽃이 피고 또 지고 열매를 맺으며 순환한다. 나도 그렇게 순환하며 봄을 맞이하고 꽃을 피워낼 수 있길 소망한다. 오늘 밤하늘이 더 푸른 이유는 별들이 프리지어 향기에 흠뻑 빠진 이유에서 인가보다. 봄은 사람을 달큰하게 한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 울렁거리는 것처럼 속절없이 내 마음이 자꾸만 봄을 따라 울렁인다. 자연을 따라 이리저리 휘청이는 삶도 재미있는 인생이다. 가끔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아도 좋을 것 같다. 봄은 어디에나 있다. 내 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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