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수 있는 용기

by 이작가

삶은 긴 여행이다. 3박 4일 패키지여행이 아니다.

3박 4일 여행만 떠나려고 해도 트렁에 꽉꽉 담아야 하는데

평생 해야 하는 삶의 여정을 위해서는 트렁크가 얼마나 필요할까?


삶을 살아가는 긴 여정 속에서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짐은 오히려 그 여행을 방해한다.

최대한 가볍고 단출하게 짐을 싸야 한다. 불필요한 것들은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게 가볍게 여정에 올라야 지치지 않고 삶을 살 수 있다.


여행을 하기 위해 짐을 싸다 보면 항상 여행에 필요 없는 물건까지 챙긴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옷도 여러 벌 챙기고 선글라스도 두세 개 챙긴다.

신발도 챙기고 드라이기에 고대기까지. 마치 패션쇼 하러 온 모델처럼 짐을 싼다.

어디 그뿐인가.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까 해서 김치며 김 고추장까지 등장한다.

집 냉장고를 털어갈 기세다.


무거운 짐을 덜거덕덜거덕 끌고 다니며 후회한다.

‘내가 미쳤지. 뭐 한다고 이고 지고 싸와서는.’


여행의 목적을 잠시 잊은듯하다.

여행은 패션쇼도 아니고 미슐랭 별점도 아니다.

여행은 장소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현지의 정서를 공감하고 그곳의 문화를 함께 하는 것이다.

그 과정들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 보고 자신을 마주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다.


삶의 여행 짐을 쌀 때도 마찬가지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트렁크에서 빼야 한다.

이미 지나간 과거 속의 일들에 대한 후회와 미련도 트렁크에서 빼야 한다.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빼놓고 짐을 싸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버려야 할 것을 잘 버리고 가볍게 떠나는 여행은 삶에 자유를 줄 것이다.

자유로운 삶은 어디든 갈 수 있고 그만큼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살아가는데 필요 없는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를 가져 보자.

삶은 즐거워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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