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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양이 CATOG Oct 18. 2023

샌달우드- 당신은 보라색으로 태어났군요.

진짜 즐거움에 대하여

나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은 정말이지 설렌다. 아로마 테라피를 공부하며 생긴 그녀와의 뜻밖의 만남에서, 색채 심리 분석을 통해, 타고난 성향과 나아가야 할 방항 추구 성향 등을 색채로 분석해보는 경험을 했다. 색채 심리 분석에서, 타고난 성향처럼, 누구든 여러 겹의 어떤 색채로 타고난다고 한다.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보라색으로 태어났군요.'


그 결과, 나는 보라색의 내면으로 태어났다고 했다. 

짙은 푸른색의 외면과 붉은색의 추구 성향 등등 색으로 표현해도 '나'라는 사람은 여러 겹의 다양한 색이 있는 것이었다.


그 순간 '아'하고 깨닫는 순간을 맞이했다.


 내가 붉은색인지 푸른색인지, 개인지 고양이인지 헷갈렸던 과정은 어쩌면, 겹겹이 쌓인 색채들 속에 둘러싸인 타고난 고유성을 찾아 회복하는 과정이었을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치유와 회복이라는 건, 보라색으로 태어난 사람이 보라색답게 사는 법을 터득해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겹겹이 쌓인 색채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고유하게 타고난 내면이 어떻게 세상 밖으로 표현될 것인지 알아가는 과정인 듯하다. 


나는 요즘 보라색답게 사는 법을 터득해나가는 중인 것 같다.


빨간색 인척 하지 않아도, 파란색 인척 하지 않아도 돼서 매일매일이 즐겁고 새롭다. 

빨간색일 수도 있어서, 파란색일 수도 있어서 행복하다. 

빨간색도 파란색도 품을 수 있는 색이라 행복하다. 

빨간색과도 파란색과도 친구가 될 수 있어 행복하다. 

보라색과 어울리는 색은 조화롭게 어울려서 행복하고

보라색과 어울리지 않은 색은 촌스럽게 어울려서 행복하다. 


조금 독특해 보이고, 도드라져 보였던 보라색은 이제, 

보라색이어서 행복한 방법을 터득해나가는 중인 것 같다. 


보라색이어서 행복해. 


때때로 나뭇 가지가 '툭'하고 부러지는 듯한 순간을 만난다. 신기한 건... 부러져서 포기하는 상황과 부러졌기 때문에 다른 방향을 가르키는 상황을 함께 만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궤적들을 살펴보아도 고배를 많이 마셨던 것 같고, 고배를 마셨기에 나에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것 같기도 하다. 항상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디폴트 였지만 최선을 다했는데도 되지 않는 상횡에 대해 자책하기 보다 '다른 길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것 같다. 사실 아직도 어려울 때가 있다. 나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것. 그런것이 나답게 성장하는 길인듯 하다. 


요즘.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다르게 다가온다.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방식으로 1등을 하지 않으면 마치 인생이 끝난것 처럼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Best One 이 되기 보다 Only One 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즘이 즐겁다. 아마 나같은 사람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것이기에. 당신같은 사람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것이기에.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그가 나에게 '꽃'이라고 불러주길 기다리기만 하기보다 '나는 이런 꽃이야' 라고 알아가는 중인데, 이런 꽃도 기억해줄 사람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아무도 나를 안좋아하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에 눈물을 훔쳤던 미숙한 나이지만. 그래도 누군가 '꽃'이라고 불러주길 오매불망 기다림에 지쳐가던 과거의 나보다 훨씬 행복해진 것은 분명하다. 내가 누군가를 '꽃'이라고 부르는 것도, 누군가가 나를 '꽃'이라고 부르는 것을 기다리는 것에도 지루하지 않고 훨씬 설레고 즐거워진 것은 분명하다. 


샌달우드 

나를 지치게 만드는 주변 상황에 휘둘리고 힘들어졌다면

부정적인 경험들이 나를 침범하지 않도록 마음의 방어벽을 쳐보자

부정적인 경험들은 내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나를 더 괴롭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필요없는 것들을 나로부터 모두 튕겨내보고 직감이 알려주는 진짜 즐거움에 몰입해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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