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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양이 CATOG Oct 22. 2023

사이프러스-
태풍의 눈-마음과 춤추다

고요와 친해지기

(Jessie)Jihyun Lee 제시지현, 마음과 춤추다 Mindful Disco Dance, digital painting, 2023

인생을 배운다는 건 태풍을 피하기 보다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태풍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다보면 어느새 태풍의 눈, 그 중심에 다다른다.

태풍의 눈에서 마음과 춤춘다는 것은, 깊은 마음의 고요를 만나는 일이다. 


고요와 친해지기

고요는 문득 낯설다. 내가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마음 속 찌끄러기 같은, 불필요한 것들을 

어느 날, '휙'하고 놓아버리자, 깊은 고요가 찾아온다. 


그것은, 진짜 혼자 있는 감정이다. 혼자 있지만 외롭지 않고, 불필요한 잡음에 출렁이지 않고 깊숙하게 평온하다.  요란하게 한참을 첨벙거린 진흙탕물에서 흙탕물이 가라앉고 맑은물만 남아있는 그런 감정이다. 


문득 낯설지만, 이런 깊은 안도감이, 꽤 마음에 든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진짜 나와 친해지는 건… 깊은 고요와 친해지는  과정인것 같다. 



제시지현 Jessie Jihyun Lee, 회복탄력성의 자연 시리즈 중, 사이프레스 1-42 

(The resilient nature series, The resilent cypress), digital print, 297mm x 297mm, 2021


사이프레스

인생에서 만난 태풍을 피할 수 없다면, 마주하고, 힘을 빼고, 그 중심에서 춤추기


제시지현 Jessie Jihyun Lee, 회복탄력성의 자연 시리즈 1-42 (The resilient nature series 1-42), digital print, 297mm x 297mm, 2021

'안녕? 내마음  잘 있었니?'

 


라고 내게 인사를 한마디 건네니, 문득 잔잔한 물결같은 울림이 전해진다.  


태풍은 언제든 휘몰아칠 수 있고, 움직인다.

그 중심인 태풍의 눈 역시 매번 움직인다. 


살면서 태풍을 피할 수 없을 수는 있지만,

태풍의 눈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고요를 선택하는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언젠가 태풍이 또 치더라도, 

고요한 중심을 찾는 일을 놓아버리지 말자. 






그대, 외로운가요?

 

 마음 챙김Mindfulness은 태풍의 눈에서 홀로 마음의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태풍의 눈은 고요하다.  

 

‘태풍의 눈’, 그 '고요’ 속에서 혼자 춤을 추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면, 회복과 성장을 시작했다면, 종종 외로운 순간을 직면한다. 그 누구도 없이, 오롯이, 고요히,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기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쓸쓸함을 느끼기보다 오롯이 현재에 스스로 존재하는 법을 익히는 중이니

외로움(Loneleness)보다는 (Solitude) 홀로서기를 선택하기로 한다. 

 

 거대한 마음의 소용돌이를 만났을 때,  기꺼이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살아오면서 겪었던 크고 작은 상처들을 발견한다. 

 

상처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 상처는 그 자리에 두고 오기를 연습해본다. 마음에도 연습이 필요한걸.

그러면 상처에 당당해질 수 있다.  

JessieJihyun Lee제시 지현, My scar is sassy 내 상처는 당돌해, digital print, 2020


 

스물 여섯 교통 사고를 시작으로, 총 여섯 번의 수술, 그리고 함께 수반된 마음의 어려움

'나 이런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살아있어.'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나에게 선물해보기로 한다.  


JessieJihyun Lee제시 지현, Mindful Resilience 탄력 있는 마음, digital print, 2020


마음의 춤을 지속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불필요하게 나를 붙잡는 감정들에 매이지 않고, 바람이 흐르는 대로, 물이 흐르는 대로, 흐름을 타고 춤추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잘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해도 되는 것이 아니고, 되려 힘을 빼는 연습을 해야 하니 말이다. 


희한하게도, 힘을 빼야 힘이 생긴다. 그림을 그릴때도, 손목에 뻣뻣하게 힘이 들어가면 오히려 그려지지 않고, 힘을 빼고 '툭' 하고 그려야 그림이 그려진다. 아얘 못그릴 작정을 하고 그려야 잘 그려진다. 못 출 작정을 해야 잘 춰진다. 무슨 일을 하던 그런것 같다. 간절한만큼 온힘을 다해 힘을 빼야한다. 


이제 조금 춤을 출 수 있게 됐나 싶으면, 다시 예전의 마음으로 퇴보하곤, 그 춤을 또, 멈추고 말게 되는 시간들이 몇 번이나 반복된다. 


그럴 땐... 하는 수 없지 뭐..

계속 비워내야 한다. 


불필요한 찌꺼기들이 쌓이면 비워내고 


또 쌓이면


또 비워내야 한다. 


과정은 지루하고 고단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 춤을 지속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스스로 도닥여주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오래 춤을 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무용한 것 들을 계속 비워낸다.


춤을 계속 춰보자. 


 문득 마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로움이 찾아올 때, 생각해보자.

나와 같은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또 혼자 춤추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일 것이다. 

그대가 혼자 춤을 추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면, 함께 춤출 사람이 언젠가 나타날 거니까

외로움보다는 홀로서기를 선택해보자. 그리고 함께 추는 춤을 출 수 있도록 준비해보자.


홀로서기는 마침내 연대하는 법을 찾을 테니까.


오늘, 저와 함께 마음의 춤을 시작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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