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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으면그리는 거지.

내 그림을 싫어하는 사람을 대하는 법

by 개양이 CATOG

사실, 온 마음을 다해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경험, 특히 나와 그림을 동일시하는 나에게 내 그림을 싫아하는 사람은 그렇게 달갑지도 않고, 쉬이 넘어갈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물론 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온 마음을 다해 싫어하는 사람들도 만났다. 내 그림에 대해 '쓰레기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극도의 혐오 감정을 드러낸 사람도 있다. 특히 집단 내에서 어느 정도의 사회적 위치, 지위가 있는 사람이 그러한 말을 내뱉는다면, 그 불쾌한 감정을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자존감이 손상되어있었던 과거의 나는 아직 그런 것들을 대처하기 위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사실 오랫동안, 나는 그림 그릴 자격이 충분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갉아먹는 말들을 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 같다.


이 감정에서 해방이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에 토론토에서 열리는 라이브 페인팅 쇼(Art Battle Toronto)에 발탁되어 사람들 앞에서 라이브 페인팅을 한 후에 일어났다.


그날 함께 페인팅을 한 작가들과 끝나고 가볍게 식사자리를 함께했었는데, 함께 기운을 주고받고 라이브 페인팅을 했던 작가들이라 그런지, 금세 친해졌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한국에서 이주한 작가라고 밝히니, 그들은 한국의 아트 씬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던 중, 내 그림을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더니, 그 작가는 말했다.


"No.1, you can't satisfy everyone. and No.2, the intense hatred is better than no feeling because you are loved obsessively in somewhere else. That's why artists migrate for the audiences who adore them."

1번, 너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어. 그리고 2번 극도로 싫어하는 감정은 아무것도 없는 무감 정보다 훨씬 나아. 왜냐하면 다른 곳에서 그 정도로 네 그림을 좋아해 줄 사람들이 있을 거거든. 많은 작가들이 자신을 사랑해줄 관객들을 찾아 여기저기 이주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지.


와, 얼마나 명쾌한 해답인가? 누군가가 내 그림을 좋아하고 싫어함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해답인 것을. 오랫동안 트라우마처럼 남았던 그런 기억이 이 동료 작가의 한마디로 사르르 녹아버렸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내가 그림을 그리는 자격을 주지 않는다. 그 자격은 스스로가 하고 싶다면 충분히 생긴다는 것. 그러니 계속 그림을 그려야겠다. 또 한 번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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