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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3가지, 그거면 돼요.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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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야 LEEya Nov 10. 2019

힘든 날, 나에게 해주면 좋은 3가지

힘든 날을 지나가는 나를 토닥거리는 법

힘든 날, 나에게

'나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제든, 누구에게든 힘든 날은 주어지는 것 같다. 주어지는 건지, 선택인지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힘든 날' 이란 게 찾아온다. 그 힘든 날은 하루로 끝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 그 날들이 지나가지 않을 것처럼 버티고 있기도 한다.

이 피 할 수 없는 힘든 날이 지속이 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일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그 사람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어떻게 했으면 이 힘든 날이 날 찾아오지 않았을까? 뒤를 돌아 서서 원인을 찾아보아야 할까? 아니면, 그냥 좀 빨리 지나가라 하고 언제 이 힘든 날이 지나갈까? 하고 막연한 미래를 보고 있어야 할까?

다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이 힘듦의 원인을 찾던, 언젠가는 지나가겠지 생각하던 별 도움은 안된다. 힘만 더 빠질 뿐이다. 어차피 힘든 날이 있고, 나는 그 날을 살고 있다. 그 힘든 날을 마주한 나를 다독여 잘 지나가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비슷한 날이 또 왔을 때 그 힘듦을 다룰 줄 아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그럼, 힘든 날 나를 어떻게 토닥 거리면 좋을까? 뭘 해 주면 좋을까?

비난 없이 내 이야기를 그대로 들어준다.

우리의 마음은 내가 나를 그대로 들어줄 때, 쉼을 얻는다. 비난 없이 내 이야기를 그대로 들어줘 보자. 나 스스로 마음의 힘을 얻어 힘든 날을 잘 지나갈 것이다. 비난이라는 것이 외부로부터 이든 내면으로부터 이든 다 힘들긴 하다. 하지만, 더 힘든 것은 힘든 날, 내가 나에 대해 비난을 할 때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나로부터 도망갈 수가 없다. 그러니, 스스로 나를 향한 비난만큼 치명 적인 것이 없다.

힘든 날, 나의 이야기를 그대로 들어주기는 어떻게 하는 걸까? 잘하고, 못하고 점수 매기거나, 탓하지 않고 말고 들어주기. 판단 없이, 비난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 어떻게 해 주면 되는 걸까?

자, 여기서 이 힘든 날의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가 정말이지, 그 부원장님이 말도 안 되는 업무를 주셨거든. 도대체 하루 종일 뛰어다녀도 끝낼 수 없는 정도의 일이야. 힘드네. 그런데 내가 차라리 더 악착같아서 일을 완벽히 했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님 내가 거절을 못해서 나한테 일을 줬나? 싶기도 해."

분명 이 이야기는 무언가 힘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로 보인다. 말도 안 되게 업무량이 많이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혹시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 마지막이 나를 향한 손가락 질로 끝난다. 나에 대한 비난 비슷한 판단이 슬쩍 들어간다.

너무 힘들어서 힘들어. 이렇게 끝나도 될 이야기들의 마지막이 내가 이런 사람인가 봐. 내가 잘 못해서 그렇게 됐나 봐. 이런 식이다. 우리는 쉽게 남 앞에서 뿐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말할 때조차 그렇게 말을 한다. 왜 이렇게 나 자신에게 조차도 구구절절 이유를 이야기할까? 무슨 설명이 이렇게 많을까? 죄다 내가 나 자신이 하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서 생긴 말버릇이다. 내가 나를 들어주지 않을 것을 알고 미리 나에 대해 판단을 하는 것이다. 나를 향한 나의 태도가 '너 정말 그 정도야?' '네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그랬겠어?' 정도 인 거다. 그러니 무슨 이야기를 있는 데로 편히 하고 싶을까? 나는 나에게 조차 남들 앞에서 서 있는 나처럼, 그냥 편히 힘들 만 말 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힘든 날을 잘 지나가고 싶은가? 적어도 나는 나의 이야기를 비난 없이 들어주어야 한다. 나 스스로 들어주면, 내가 안일해지거나, 게을러질 까 봐. 혹은 무기력 해 질까 봐 걱정이 되는가? 아니, 마음의 힘은 내가 나를 다독일 줄 아는 만큼 커지는 것 같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판단 없이 들어주기 시작하면, 힘든 날의 무게를 견딜 더 큰 힘이 생긴다. 필요 다하면, 덤으로 닦친 일을 해결한 아이디어도 생긴다.

나의 감정을 들어준다.

힘든 날의 나의 감정은 어떨까? 나의 감정은 힘들다. 당연히 그렇다. 그럼, 그런 나의 감정을 잘 들어줘 보자. 잘 들어준 감정은 고여 있지 않고, 잘 흘러간다. 그렇게 흘러가서, 힘든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기도 한다.

힘든 날의 나의 기분, 나의 마음, 나의 감정은 뭘까? 뭐, 힘든 날이니, 슬픔, 절망, 허무함, 아픔, 외로움 이런 거겠지... 그런 내 안에서 일어난 감정들은 '부정적' 이기 때문에 알아서 빨리 버려야 할 것들일까? 아니, 그대로 그렇게 느꼈구나 하고 들어주어야 한다. 버린다고 감정이 그렇게 버려지지도 않을뿐더러, 감정이 부정적, 긍정적 감정이란 게 없어서 그렇다.

초록색은 나쁜 색일까? 노란색은 착한 색일까? 그럼 보라색은 부정적인 색일까? 그런 게 있을까? 당연히 없다. 감정도 그렇다. 다만, '부정적' 감정이라 말하는 것들은 느끼면 힘든 감정들이라 그렇게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하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감정에 그런 편 나누기는 없다. 마치 웃음이 좋은 거고, 눈물은 나쁘다 이렇게 말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왜 힘든 날 감정을 잘 들어줘야 고이지 않고 잘 흘러갈까? 혹시 사춘기 아이들이 터질 것 같은 웃음을 참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너무 웃기고 재미있으니, 그 마음의 감정이 웃음으로 터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웃음을 참으라 하면 그 감정을 눌러 대느라 너무 힘이 들어간다. 오히려 웃고 나면, 그 감정이 해소가 된다. 마찬가지이다. 슬픔이 올라오는데, '정신 차려!' '이 힘든 상황에서 슬퍼하다니!' 이렇게 윽박지르며 누르면? 그걸 누르는데 들어가는 힘이 더 들어간다. 오히려 나 스스로에게 '슬프구나. 그러게 슬픈 일이지. 슬프네.' 이렇게 감정을 들어주고, 스스로 느끼게 해 주고, 그러다 북받쳐 울면 울게 좀 둔다면? 그 슬픔이 지나간다.

힘든 날, 감정의 편 가르기를 하고 억누르기는 하지 말자. 그냥 나의 감정을 들어주면 자연스럽게 마음은 회복이 된다.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곳을 보자.

삶에서 작은 것이던, 큰 것이던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곳을 보자. 힘든 날 나의 감정을 들어주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나의 마음에 힘을 준다. 앞에 두 가지 이야기는 내가 나에게 해주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나의 마음에게 해 줄 일들이다. 그런데, 삶의 방향에 있어서, 일상에 있어서, 외부를 바라보는 것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곳에 시선을 고정해 보자.

내게 '일이 너무 많아서 힘에 부친다' 생각하던 때가 있다. 처음에는 몰아닥치는 일이 너무 좋다가 시간이 지나자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혼자 처리할 것이 너무 많아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더 힘들었던 것은 일이 너무 벅차니까, 재미, 열정 이런 것 하나도 모르겠고 힘만 든 것이었다. 그때,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럴 때는 아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것이 있는 것을 봐! 그것도 방법이야."

내가 어떻게 했을까? 아주 작은 뭔가 긍정적 에너지가 담긴 것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힘이 아무리 들어도 긍정적인 것들에 시선을 고정하면, 에너지가 생기는 것은 맞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런 에너지를 주는 것들을 나열해 보았다.

힘든 날 지나가다 보게 되는 싱그러운 나무. 맛있는 커피 한잔. 매일 잠시 들려 마시는 편의점 탄산수가 그런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소소한 것들이었다. 집에 오면 맞이해 주는 강아지. 지난번에 선물 받은 향초의 향. 해야 할 일이 많아 새벽에 기상을 하고 맞이하게 되는 상쾌함. 그런 것들이 일상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들 이기도 했다. 조금만 더 길게 보자니 이런 것들이 있었다. 며칠 후면 도착할 택배, 일 년 후에 이루고 싶은 꿈, 지금은 힘들지만 두 달 후에 있을 일의 성과... 이렇게 나열만 하고 있어도 이미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마음에 힘이 나기 시작하자 힘이 드는 상황이 소화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곳을 보니 일어난 일이다.

힘든 날, 상황 자체에 대한 집중 보다는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곳을 주시하자. 일상의 작은 것이던, 미래에 일어 날 일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던 다 좋다. 힘든 날,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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