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가리는 손> 키워드#성장#다문화가족#노인혐오
불현 듯 저 손, 동영상에 나온 손,
뼈마디가 굵어진 손으로 재이가 황급히 가린 게
비명이 아니라 웃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그렇다면 그동안 내가 재이에게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선정이유 : 첫 모임에서 김애란 <호텔 니약 따>라는 작품을 다루고 다음번에 어떤 작품을 선정할지 꽤 많은 고민을 했다. 혼자 읽기 좋은 소설과 같이 읽기 좋은 소설은 조금 다르다. 장면이나 심리 묘사가 탁월해 문장을 음미하기 좋은 작품이 있고, 어떤 뚜렷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치밀하게 플롯을 구성해 그 지점들을 함께 찾아 보기 좋은 작품이 있다. 소설집 『바깥은 여름』을 통해 김애란은 이제 그 두 가지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작가로 성장한 듯하다. 그래서 7개의 작품 중에서 제일 할 말 많은 이야기를 골라보았다.
읽기 난이도 : 하
키워드 : 성장, 다문화가족, 노인혐오
1. 재이를 ‘위로한답시고’ 했던 말(재이야, 너희 아빤 여기 일하러 온 거 아니야. 공부하러 온 사람이었어. 고향집에 하인도 있었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재이였다면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시간이 매일 뺨을 때리고 지나가는 기분이었을 거야. 복잡하고 어려운 숙제가 생긴 것 같은. 그런데 나는 너를 위로한답시고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는 듯 기껏 이렇게 말했지.
― 재이야, 너희 아빤 여기 일하러 온 거 아니야. 공부하러 온 사람이었어. 고향집에 하인도 있었대.]
2. 자신이 ‘나(엄마)’ 입장에서 재이에게 위로를 해준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
3. 재이는 왜 조사관에게 ‘학원 수업을 빼먹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일까?
[― 실은 제가 그날 학원 수업을 빼먹어서…… 들통나면 엄마한테 혼날 것 같았거든요.
이 말은 내 가슴에 묘한 얼룩을 남겼다. 나는 사건이 일어난 요일에 학원 수업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그 순간 왜 아이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르겠다. 형들에게 보복 당할까 무서워서 그랬대도 이해했을 텐데. 재이는 왜 거짓말을 한 걸까.]
4. ‘나’가 할아버지 장례식에 가자고 권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이가 장례식장에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가?
5. 제목 ‘가리는 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6. ‘틀딱’이란 말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 중간에 걔네들 자기들끼리 막 뭐라 하며 웃던데, 뭐라 그러는 거니?
지금까지 잠자코 있던 아이 입가에 천진한 흥미랄까, 아는 체랄까 묘한 기운이 어린다.
― 틀딱?
그러곤 아차 싶은지 재빨리 미소를 거둔다. 마치 소중한 비밀처럼. 누구에게도 들키면 안 되는 보물인 양 얼른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