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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하여

우주와 지구는 하나다.

by 위공

"제니카! 지구에서 좀 오랫동안 있어도 괜찮겠어요?"

"호호호! 당연히 괜찮아요, 친구가 있는데 뭐가 문제겠어요."

동공은 은근히 제니카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의 일을 추진하고 싶었다.

지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에, 제니카와 논의를 하면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동공과 제니카는 지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러 온 것 같았다.

"암만 생각해도 이번 지구 방문은 잘못된 것 같네요."

"왜 그렇게 생각하죠?"

"너무 다르고 황당해서..."

"생각의 차원을 높이세요. 우주의 사고로..."

".,..."

"지나간 것은 대해서는 얘기하지 말고, 지금과 앞으로만 생각하세요."

동공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주사고라? 전에도 명광 스님이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우주시대에는 우주의 사고를 해야 된다고 하신 말씀이 엊그제 같은데...

갑자기 명광 스님이 보고 싶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나요?"

"글쎄, 과거는 묻어버리고 지금과 앞으로의 일이라..."

"그래요, 지구를 위해 뭔가 해야 되지 않겠어요?"

"막상 뭐를 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나네요."

"호호호! 그리 조급하게 생각지 마시고 천천히 하세요."

"네~에! 그럴게요."

동공은 막상 무엇을 할 것인지 정말로 난감했다.

제니카와 지구에 올 때만 해도 오로지 고향, 가족, 스님 안부만 궁금했었다.

"제니카! 제니카가 한번 알아봐 주겠어요?"

"무엇을 말이죠?"

"지금 지구가 어떤 위기에 처해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지구에 진정 도움이 될지를..."

"그래요, 지금까지 무엇이 문제였고, 위기 발생과 진행과정, 대처방법 등을 알아볼게요."

"고마워요! 제니카."


동공은 제니카의 말을 듣고 고심했다.

"이제라도 남아있는 야생동물이라도 멸종을 막아야 돼."

제니카 역시, 애초에는 지구에 온 목적으로 멸종위기의 동물들을 데리고 갈려고 했었다.

돌고래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들이 지구에서 더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 생각했다.

동공이 누구보다 지구의 역사, 동물, 환경 등 모든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일을 계획했던 것이다.

보고서에도 나와 있듯이, 가장 심각한 것은 인간들의 취미활동인 사냥에 희생되는 동물들이 한해 600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동물에게 고통과 죽음을 안겨주는 행위를 사냥이라는 스포츠로 엄청나게 인기 절정으로 사람들에게 퍼져 나가는 것이 사태의 심각성이라고 전한다.

"그래, 지금 당장 막아야 할 것은 가축들을 식량으로 확대하는 것과 사냥을 금지시키는 것이야."

동공은 말을 그렇게 해놓고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생동물들도 사냥을 하잖아? 육식동물들은 사냥을 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데..."

태초에는 인간도 동물과 같이 사냥으로 배고픔을 해결했었다.

세월이 가면서 사냥은 대량 가축화로 진전이 되었는데, 일부 수렵 문화가 스포츠로 파급되어 문제가 된다.

즉, 먹이가 아닌 재미가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문제이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어요."

제니카는 보고서에 나와 있는 다른 문제도 거론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최고 혈통과 특별한 품종을 위해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교배시키는 과정에 많은 질병을 야기시키고, 이러한 일들이 수입 증가의 사업으로 온갖 악행과 불법을 초래한다고 했다.

겉모습에 치중하다 보니, 종끼리의 유전적 다양성은 감소되고 질병과 유전적 결함의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되어, 뒷다리가 마비되고 뇌막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동물들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동물들에게 피해나 고통이 가지 않는 정상적 교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가장 멋지고 보기 좋은 혈통을 위해 교배시킬 것이 아니라, 가장 건강한 동물을 위해 교배하는 게 우선이다.

"듣고 보니, 그 문제 해결이 시급한 것 같아요."

동공은 제니카의 설명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그런데, 가축 문제는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아니, 왜죠?"

"애초에는 서양사람들이 가축을 대량화하여 문제가 되었지만, 지금은 동양권에도 육류 소비가 급증하지요."

"그러니 확대는 저지하되, 그 기간 동안 대처 식량을 개발하여야 되지 않겠어요?"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어렵다고 미루거나, 외면하면 해결할 일도 안되고 말지요."

"그럼,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지금 식량자원도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을 해야 돼요."

제니가의 말에 의하면, 두 가지 측면이란 천연 식량으로 유기농의 자연식품과 육류이고, 또 하나는 가공 보조 식품을 말하는데 유전자 조작 식품, 수경 재배 식물, 인공 영양분이라고 한다.

우주 대부분 행성에서는 벌써 이러한 식량자원이 체계화되고 보편적 상황으로 구축되었다고 했다.

지구도 지금은 초기단계인데, 아직 대중화되기까지 상황인식과 이해가 우선되어야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제국주의자들이 우주 식민지를 개척하고 그런 과정에서 식량문제가 해결되었나요?"

"그들은 식량문제뿐만 아니라, 에너지원, 행성을 지구처럼 만들고 있어요."

"그들이 또 다른 지구를 만든다고요?"

"지구 같은 기후를 만들어야, 아까 말한 두 가지 측면의 식량을 대량 생산하지요."

"그럼, 지금 이 지구는 포기하는 건가요?"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 지구에 기대할 것이 없겠죠?"

"제 생각으로는, 그들의 속성으로 볼 때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걸요."

"속성이라면, 어떤...."

"그들은 악의 축으로 그동안 침략과 약탈도 모자라, 지구를 황폐화시킨 장본인이니까요."

"어차피 우리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인데, 야생동물이나 지구환경에 생각이나 하겠어요?"

"아니죠, 만약에 지구가 좋아진다면 사정이 다를 거예요."

"그럼, 그들의 침탈이 두려워 그만둬야 하나요?"

"아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동공은 제니카에게 분명하게 제국주의자들의 본성을 알려줬다.

최초에 제국주의는 서양사람들로, 유색인종을 무시하고 침탈의 역사를 쓴 백인들이었다고 했다.

그들이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동물 및 가축 등을 대량 살육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동물을 죽이는 사냥을 스포츠로 둔갑시키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자들이다.

심지어 야생동물인 사자를 잡아, 사육하면서 사냥하는 취미생활로 만들기도 했다.

한때, 동양인들의 야생동물 사냥은 배고픔 해결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말 그대로 식량문제라고 했다.

지금은 일부에서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있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추세다.

서양과 동양이 이렇게 극명하게 의식 차이가 있다는 것도 짚고 넘어갔다.

발전과 무제한 개발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제국주의자들과 자연보호와 환경을 중시하는 원주민의 차이도 분명하게 알고 가야 한다고 했다.

시설, 환경 등 물질적인 것보다, 살아있는 의식 등 정신적인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야만 더 이상 그들에게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되지 않는 의미라고 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을 잘 알고 있는 제니카와 우주인들에게 꼭 진실을 전하고 싶었다.


"제니카! 제국주의자들이 행성을 지구화한다는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싶어요."

"그래요, 벌써 태양계 행성 2곳이 이미 지구 같은 환경이 되었을 거예요."

"그럼, 그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어요?"

"태양 사령부 관할이라 가볼 수 없어 확인은 못했지만, 들은 이야기로는 살고 있대요."

제니카 말로, 그들은 이미 행성 식미 지화로 행성 2곳을 지구로 만들었다고 했다.

행성의 바위와 흙을 가공 처리해 대기압 형성에 필요한 기체들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하고, 우주의 얼음을 행성으로 끌고 오며 완성했다.

또한, 태양계에 많은 우주 잔해 대부분이 얼음과 바위여서, 행성으로 끌어면서, 행성에 충돌시켜 필요한 기체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태양열 발전소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끌어모아 고강도 에너지로 전환한 후, 대륙마다 설치된 중앙 배급소로 보내고 그 전기를 인공지능 전력망이 필요한 곳 어디라고 송출된다고 했다.

식수도 바닷물을 원하는 만큼 바꿀 수도 있다고 한다.

또, 도시형태는 원통형의 거대한 실린더 안에서 필요한 인공 중력을 만들었다고 했다.

양광 반사 거울을 통해 낮과 밤의 주기도 만들었다.

창문을 통해 안 밖의 대기로 인공 무중력 만들어 이동에도 제한이 없단다.

그들만의 도시 보호막도 있어, 아르곤, 헬륨의 기체 구름을 순식간에 가열해 플리즈마로 만들어 보호막층에 주입하면서 거대한 보호막이 되었다고 한다.

"그럼, 지구화 행성 두 곳에는 지구인이나 사람들이 살고 있나요?"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태양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대요."

"우리 지구인도 갈 수 있나요?"

"지구사령부에서 태양 사령부로 승인 신청을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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