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발자취
오늘은 천사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다. 모든 사람들과 모든 동물들이 차별 없이 누구나 참여하고 어울릴 수 있는 날이기에 벌써부터 참새들이 일찍 자리를 잡고 쉴 새 없이 지저귀며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할아버지 시인이 축하 시를 보내셨다.
꿈 많은 새 학년
천사 할아버지
초롱초롱한 눈망울
조막조막 고사리 손
아장아장 걸음마
내 어릴 적도 저리 했을까
소고 소리 피리소리
풍금소리 울리는 음악시간
해시계 풍속계 우량계
백엽상은 무엇일까
알쏭달쏭 신기한 과학시간
엄마 손잡고 누나 손잡고
선생님 찾아 반을 찾아
하나 둘 셋넷 하며
요리조리 줄을 맞춘다
교장선생님 격려 속에
담임선생님 찾아
쪼르륵 달려가는 새 학년은
매일 같이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동화 속에의 나라다.
참새들이 또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머! 저 할머니는 누구야? 이쁜 모자를 쓰고 누군가 찾는 것 같은데...”
또 다른 참새가 말을 받았다.
“응응~ 저 할머니는 천사 할아버지 누나래~ 살던 집에 불이 나서 갈 곳이 없어 할아버지를 찾아오신 거라고 들었어.”
“그런데 저 할머니는 가족이 없대?”
“아니야! 있긴 한데, 아들 둘은 자기들 살기 바쁘고 딸은 암과 투병 중이며 계속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자식들 피해 안 주려고 우리 천사 할아버지께 오셨대.”
“아항~그렇구나! 그런데 할머니는 지금 입학이야, 아니면 할아버지께 온 거야?”
“둘 다 맞아! 왜냐하면 어릴 때 너무 가난하고 힘들어 할머니와 할머니 엄마가 함께 자살까지 생각을 했대.”
“뭐야? 자살이라고?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까지 생각했을까?”
“그래도 그렇지! 사람들이 왜 힘들면 자살 생각을 할까? 우리 동물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잖아?”
“그런데 저 할머니는 동생 공부시킨다고 자신은 초등학교도 못 나왔대.”
“아! 그래서 우리 천사 초등학교에 오셨구나.”
“그것도 그렇지만 할아버지가 시를 쓰면 저 할머니, 그러니깐 할아버지 누나는 꼭 들어가거든~”
“시인이 된 것도 할아버지가 누나를 위해서라고 하는 말을 들었어.”
“할아버지가 동요도 부르잖아?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맞지?”
“그래 맞아! 왜냐면 힘들고 괴로운 어릴 적 시절을 아름답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누나를 천사 초등학교에 오시게 한 거야.”
“응응! 시로 누나를 위로했던 것이네?”
“그럼 저 할머니를 위한 시를 한번 볼까?”
오륙도
천사 할아버지
밀면은 6개요
빠지면 5개로
하루에도 두 번씩
그렇게 보여주는 너
저 바다 건너 현해탄의
아픔의 역사가 있다고
분노하듯 철썩이는
하얀 포말의 파도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큰누이도 자주 찾는
오륙도에서
무슨 사연이 그리 많은지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고통이 아른거림인가
사무치는 그리움인가
한 많은 여인의 한숨을
오륙도는
토해내고 있다.
“정말 누나를 절절하게 표현을 하네~ 애틋하기도 하고, 그지?”
“우리 할아버지는 누나만 사랑하는 게 아냐~ 모든 동물은 물론, 특히 어린이를 무진장 좋아해! 그래서 불치의 병을 앓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다사랑 등 기부단체나, 세계 어린이 교육을 돕는 세계 문화원에도 기부를 하신대~ 그리고 알로기 달록이 쌍둥이 고양이 형제들도 부모가 버려서 고아가 된 것을 가엾게 생각을 해 천사 초등학교로 데려와 키우셨고, 빼빼 까치도 다쳐 생명이 위독한 것을 살려 주셨고, 꾸꾸 비둘기들과 깜둥이 새들도 배고파 지치거나 아프면 늘 치료를 해 주시고 먹이도 주셨지.”
“아항! 그래서 빼빼 까치가 아침마다 늘 할아버지께 문안 인사를 드리는구나.”
“원래 할아버지가 천사 초등학교에 오시기 전에 동물들을 좋아하셔서 동물보호센터 차리는 게 꿈이 었대, 그리고 모든 동물들을 기르고 보호하며 장례까지 치를 생각이었대, 그런데 저 할머니 집에 불이 나는 바람에 불타고 흉물스럽게 된 집까지 말끔히 치워 정리하시고 할머니를 모시고 온 거야.”
“그럼 할아버지 꿈은 사라진 거야?”
“아니야!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오셨기에 더욱 힘이 나서 신나는 나날이래.”
“아니~왜?”
“그런데 말이야~ 우리 할아버지와 저 할머니가 형제란 것을 딱 알 수 있는 게 있어! 그게 뭔지 궁금하지?”
“그래! 빨리 말해봐!”
“그건 두 분이서 노래를 잘 부르고 잘하는 것이야! 할아버지는 중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이 성악가를 권했고 고등학교 시절은 영어 선생님이 무조건 읽기를 시켰던 거야~ 왜냐면 우렁찬 목소리 때문이지.”
“그러면 할머니는?”
“응~ 저 할머니는 학교는 나오지 못했지만 힘들고 괴로울 때 어머님의 은혜와 바위섬이라는 노래를 수시로 부르는데, 그야말로 세계적인 오페라스타에 버금가는 실력이 있어! 아쉽지만, 집안이 가난하다 보니 그 꿈을 펼치질 못하고 이제야 할아버지 만나니 옛날 추억과 꿈이 새록새록하겠지?”
“그러네~ 정말 아쉽다!”
“이제 두 분이서 만나 어떤 꿈이 펼칠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평소 할아버지가 꿈꾸어 왔던 동물보호센터와 도서관을 위해 힘을 다할 것이야.”
“그런데 도서관은 갑자기 왜 나와?”
“아~ 그것은 할머니가 배우지 못한 공부도 하고, 할아버지가 인문학을 엄청 좋아하시고 시와 소설 등 모든 문학을 가까이 두고 싶어서도 그럴 거야.”
“야아~ 우리 할아버지 정말 멋있다!”
“그래, 우리 동물들과 어린이 이야기를 평생 쓰실 거야.”
“얘들아! 할아버지 나오셨다. 밥 먹으러 가자!”
“아가들아! 어서 오너라! 밥 먹고 시낭송 듣거라!”
밥 먹고 난 후에 다시 모였다.
이번에는 빼빼 까치와 알로기 달록이 고양이 형제도 왔다.
그런데 빼빼 까치와 알로기 달록이 고양이 형제는 자주 다투고 서로 할아버지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하는데, 할아버지 얘기도 서로 경쟁하듯 하려고 한다. 빼빼 까치가 말했다. “난 날아다니기에 저 바다 건너 할머니와 할머니 엄마가 살았던 곳도 알고 있지!” 다들 시선이 빼빼 까치에게로 집중했다.
“그곳에서 저 할머니가 고생 많이 해서 바다만 바라보는 이유를 나는 알지!”
그러자 이번에는 알로기 달록이 고양이 형제가 말했다.
“흥! 난, 할아버지 방 안에서 할아버지 일기를 봤다! 일기에는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저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편지까지 있었어.”
그러자 모두들 일기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빨리 보여줘~”
“초등학교 시절에는 6학년 2반 담임 선생님께서 할아버지를 엄청 사랑을 하셨고, 중학교 시절에는 음악 선생님께서 할아버지 목소리가 우렁차서 성악가로 꿈을 키우라고 하셨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영어 선생님이 읽기를 할아버지만 전담하셨대. 그런데 집안이 가난해서 진학을 포기하고 돈벌이를 위해 취직을 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절절하게 있었어. 그래서 옛날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고, 지금 천사초등학교에 오게 된 계기도 선생님과의 인연과 추억이었다고 적혀 있었어.”
“얘들아! 할아버지 나오시는 것 보니 입학식 끝났나 보다.”
“할아버지께서 우리 천사 초등학교 시 낭송하고 끝난다고 하네~ 들어보자!”
천사 초등학교
천사 할아버지
여기에 푸른 소나무가 당당히 서있고
소록소록 오른 푸른 새순은
씩씩히 자라는
천사초 어린이를 닮았네
청렴과 절개
불로장생의 상징이며
오천 년 넘게
찬란한 역사를
꿋꿋이 지켜온
우리나라 기상이다
천사초의 소나무
불로장생 소나무
우리나라 모든 소나무
한결같구나
정원 울타리에 활짝 핀
붉은 장미들은
그윽한 향기로
온몸을 감싸며
영원히 식지 않을
열정을 안고
사방팔방 퍼져 나간다
삶과
꿈과
희망이 솟아나게
애들아
나와 함께 천천히 가자.
“우와! 멋져요! 할아버지~ 그리고 감사해요.”
“그래 애들아! 오늘은 여기서 작별하고 다음에 또 만나~”
“할아버지~ 할머니!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히 계세요.”
이렇게 천사초등학교 입학식은 끝나고 다들 웃으며, 발걸음도 씩씩하게 걸으며 교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