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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미숙 Oct 28. 2024

호수

오대호(The Great Lakes)에 담긴 기억

미국 동부 쪽 내가 살던 동네는 바다가 없는 호수의 도시였다. 간혹 바다가 그리울 때면 커다란 호수가 있는 공원을 자주 찾아가 위안을 찾는다.


네 곳곳에는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호수 수평선을 바라보며 고향 생각에 젖어 보기도 한다. 호수 위로 저마다 멋진 보트들이 즐비하게 띄워져 있고, 한가로이 삼삼오오 가족 단위, 친구들, 또는 비즈니스 관계 등으로 여유로움을 갖고 그들만의 즐거운 휴식을 보내는 사람들, 행복감들로 채워 가고 있었다. 


미시간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호수가 아닌 바다에 나와 있는 듯 저 멀리 수평 끝선이 빛에 반사되어 눈부시도록 아롱거리며 반짝반짝거린다. 아름다움 그 자체로 경이롭다.


답답한 가슴부터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너무도 아름다운 물결 위에 갈매기 가족 떼가 먹이 사냥을 위해 열심히 움직인다. 한참 멍하게 있다 보니 힐링이다. 물결 따라 파란 하늘, 뭉게구름과 같이 내 맘도 저 멀리 두둥실 떠다닌다.


어쩜 이렇게 호수가 바다처럼 아름답고 넓을 수 있을까? 한 폭의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국 고향 어릴 적 동네의 조그만 호수만 보다 오대양 육대주 중 하나인 이 호수를 만나보니 장관이다.


맑은 하늘을 보면서 곱디고운 하얀 모래 위를 걷으며 부드러움 속에 빠져들기도 한다.


바다 같은 호수. 미국 오대호(The Great Lakes)


오대호 중 한 곳인 에리호의 모습




공원 벤치에 앉아 한국인의 맛, 삼겹살을 어찌 거를 수 있을까... 너무 맛있게 먹으며 또 한 번 감사함을 느낀다. 죽인다, 냄새부터가 웃음 짓게 만들고 행복을 준다. 모든 시름 다 잊고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누워 하늘 한 번 쳐다보고 푸르름 속 풀벌레, 새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어떤 말로 화답해 줄까....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우리 동네, 멋지고 아름다운 호수로 이루어진 도시 곳곳 동네. Rod도 Lake가 들어간 명칭이 많다.


한적한 호수 공원 어느 한켠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도


어딜 가나 공원에 나오면 가족과 모여 고기 파티가 벌어지고, 공차기, 배드민턴, 비치볼 게임 등 다양하게 하루를 알차게 지내는 모습에서 사는 모습은 다 같음을 느낀다. 


내일을 위한 오늘의 힐링은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지내고, 이렇듯 한 번씩 마음의 양식 채우며 행복을 찾는다. 비릿한 바다 향은 없어도 답답할 때는 높고 푸르른 하늘과 먼 수평선만 바라보아도 감미롭다. 신나게 수영하며 물놀이 줄기는 무리 속에 나도 뛰어들고 싶다. 


어느덧 기우는 저녁노을, 붉게 지는 해무까지 그윽이 만끽 바라보며 쉼의 행복을 맞는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어스름한 불빛 사이로 자연스레 하나둘 모여 몸이 가는 대로 저마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칵테일 한 잔씩에 흥을 내본다.


사는 거 별거더냐. 서로 눈 맞춤하며 모르던 사람들이 칵테일 한잔에 모두가 금방 이야기로 친숙히 회포를 푼다. 하루하루를 즐겁게 행복해지려는 모든 이의 공간. 동네 가까이에 있는 이 호수가 있어 행복했다. 오늘도 이 호수 경치에 빠져 충분한 힐링이었다. 이 맑은 도시 숲 속에 사는 백설공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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