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기서.
소제목은 이 책의 맨 앞 속지에 인쇄된 작가의 싸인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기서. 부디 건강하시기를."
네 편의 단편이 이어지는 연작 소설이다. 6.25 때 유아였던 엄마의 회상과 현재. 그리고 자녀들 이야기다.
한영진(장녀) 부부는 늙은 부부(엄마와 아빠)가 살도록 아래층을 내주고 생활비를 댔다. 엄마의 사물들과 엄마의 짜증을 감당했다. - 50쪽 <하고 싶은 말> 중에서 -
그건(모성앤) 만들어졌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한영진은 둘째를 낳을 수 있었고 첫 번째보다는 여유 있게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이들을 지금은 좋아했다. 이순일(엄마)이 그걸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한영진은 알고 있었다. 이순일의 노동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 75쪽, <하고 싶은 말> 중에서 -
용서를 구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엔 있다는 것을 이순일은 알고 있었다. - 142쪽, <무명> 중에서 -
개인의 역사에 가족사가 얽힌다. 어떤 건 드러내고, 어떤 건 혼자만 알고 넘어간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6월 25일, 4월 16일, 3월 10일*)도 분명히 주인공들과 함께 흘러왔고, 흘러간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박근혜 탄핵심판 선고일
땅에서 벌어진 일에 내가 녹기도, 나로 인해 옆 사람이 녹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