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번호 26. 나도 파도탈 수 있을까?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의뢰번호 26. 나도 파도탈 수 있을까?
이제 8월까지 주말 외의 휴일이 없어 서글픈 직장인이야. 여름휴가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
좀 이른 것 같지만 휴가 계획을 짜보고 있는데, 이번엔 나도 물놀이를 즐겨볼까 해. 특히 서핑에 관심이 가. 친구들한테 물어봤더니 다들 한 번씩은 해봤더라고? 나만 안 해봤나?! 물을 무서워하진 않지만 수영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즐기는 사람이 꽤 많은 걸 보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취향사무소에서 서핑을 소개해 줘!
✨취 향 보 고 서 - 26✨
여름? 오우예 씨몬~ 서핑하러 가자!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생소한 스포츠였는데, 요즘엔 서핑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도 많고, 장소도 다양해졌어. 서핑은 널빤지 모양의 ‘서프보드’를 타고 파도의 경사진 면을 따라 오르내리며 즐기는 수상스포츠야.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고 시원하지. 사실 영상이나 국제대회에서 볼 법한 엄청난 크기의 파도는 우리나라에선 쉽지 않아. 국내에서 초보자들이 즐기는 서핑은 중심을 잡기 좋은 크기가 큰 ‘롱보드’를 이용해 일직선에 가까운 각도로 파도를 타고 해안가로 내려오는 정도가 전부일 거야. 엄청난 ‘빅 웨이브’를 기대했다면 시시하겠지만, 물 위를 서서 가로지르는 그 짜릿함은 어떤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지.
보드에 의지해 헤엄치고 물에 떠 있어서, 수영 실력이 크게 필요하진 않지만, 물을 무서워한다면 즐기긴 어려울 것 같아. 파도가 시작되는, 발이 거의 닿지 않는 깊은 곳까지 이동해야 해서 공포감도 생기고, 중심을 잡지 못해 물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물에 익숙하지 않으면 패닉이 올 수도 있거든.
그리고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정말 커. 원래 물놀이가 힘들긴 하지? 서핑은 균형감각과 스피드 그리고 힘까지…. 요구하는 조건이 많아. 우선 파도가 시작되는 곳까지 팔을 저어가며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야 해서 어깨 힘이 필요해. 그리고 파도를 만나면 힘차게 팔을 젓다가 재빠르게 보드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일어나는데, 이 동작은 거의 버피 테스트 수준. 보드 무게도 생각보다 무거워서 해변까지 이동하는 것도 일이야. 만만하게 보고 시작했다간 샤워할 때 머리를 감을 힘도 남지 않을지도 몰라.
서핑을 체험해볼 방법은 크게 실외 서핑과 실내 서핑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오늘 레터에서 소개해볼게.
모래사장과 청량한 바다에서 즐기는 “바다 서핑”
양양의 서퍼비치가 가장 유명한데, 요즘엔 강원도뿐만 아니라 포항, 제주 등 파도가 좋은 곳은 모두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마련되고 있어. 보통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전 예약은 필수.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서핑 매너, 서핑 용어 등을 포함한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은 뒤 대여해주는 장비(수트와 보드)를 챙겨 바다로 나가.
해변에서 간단하게 지상 훈련을 받는데, 팔을 크게 저어 속도를 내는 ‘패들링’과 보드 위에서 서는 ‘테이크 오프’를 중점적으로 연습하지. 구분 동작으로 몇 번 연습한 후 반복. 한 30분 내외로 짧게 연습한 뒤 바로 바다로 나가. 약간 무슨 느낌이냐면…. 운전면허 지금 막 딴 뒤 ‘이 상태로 제가 운전을 한다고요?’ 하는 느낌? 물먹으며 배운다. 서핑은 실전이다.
강사가 바다에서 위치를 잡고 파도를 봐주면 한 사람씩 순서대로 파도를 타. 처음엔 파도를 잡는 타이밍을 모르니 강사가 ‘패들링~’하면 일단 젓고 ‘테이크오프!’하면 일어나려고 시도하지. 초보는 패들링을 잘 못하기 때문에 강사가 보드를 살짝 밀어 속도를 더해주고, 타이밍에 맞게 소리쳐줘서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은 두세 번 만에 감을 잡고 일어설 수 있어. 그렇게 약 한 시간을 반복하면 수업은 끝나.
수업은 끝났지만, 장비는 종일 렌탈이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파도를 즐기다 반납하면 되는데, 나는 수업 후엔 의욕과 체력이 반토막이 되어서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고 바닷가서 구경하며 앉아있다가 돌아왔던 것 같아.
생각보다 체계적인 수업은 아니라 운동신경이 좋지 않다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못하고 물만 먹을 수도 있어. 무엇보다 바다 서핑은 날씨가 정말 랜덤. 비가 올 수도 있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은 잔잔한 바다에서 파도 구경도 못 하고 뗏목처럼 둥실둥실 떠다니다 끝날지도 몰라.
도심에서 즐기는 “실내 서핑”
깊은 바다가 무섭지만, 서핑을 즐겨보고 싶다면 실내 서핑장을 추천해. 실내 서핑은 인공적으로 물살을 만들어주는 서핑 기계를 이용해. 역시 예약제로 운영되고, 1시간 단위로 예약을 할 수 있어서 원하는 만큼 이용 시간을 잡으면 돼. 한 타임에 최대 20명 내외로 이용하고, 한 번에 1분씩 파도를 즐기기 때문에 한 시간으론 아쉬워서 대부분 두 시간 내외로 이용하더라고.
실내 서핑은 엎드려서 물살을 즐기는 보디보드와 유도줄을 잡고 서서 중심을 잡는 스탠딩 보드로 나눠지는데, 대부분 스탠딩 보드를 이용해. 스탠딩보드는 처음에 강사가 잡고 있는 유도줄을 잡고 물살을 타지만, 익숙해지면 손을 놓고 혼자 타볼 수 있어. 수상스키를 배우는 것과 비슷한 느낌. 물살을 즐긴다는 점은 바다 서핑과 비슷하겠지만, 실내 서핑과 바다 서핑은 좀 다른 것 같아. 바다 서핑을 위한 실내 훈련(?)으로는 차이가 있겠지만, 물에서 균형감각을 잡는 방법에 익숙해지고 싶다면 실내 서핑도 좋겠다.
실제 바다처럼 서핑을 즐기기 좋은 인공 파도가 있는 ‘웨이브파크’도 있어. 규모도 상당히 크고, 경기도 시흥에 있어서 바다를 찾아 서너 시간씩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큰 매리트지. 코로나 시국에 오픈을 해서 내가 방문했을 때는 엄청나게 떠들썩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 ‘웨이브파크’ 역시 시간 단위로 결제하는데, 이용료, 강습료, 장비 대여료가 모두 별도라 비용이 꽤 쎄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 웨이브파크의 파도는 크기와 속도가 일정하여서 바다보다 훨씬 수월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어. 나는 바다에서는 한 번밖에 못 일어났는데, 웨이브파크에서는 몇 번이나 성공해서 너무 신났어. 비용만 아니면 또 가보고 싶다!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해봤는데 어때? 실내든, 바다든 서핑의 한 가지 공통점은 제법 돈이 많이 드는 취미라는 점. 초보자의 강습비와 대여비도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싼 편이고, 숙련자들은 더 좋은 파도를 만나기 위해 해외로 나가기까지 하더라고. 그래도 쉽게 경험해볼 수 없는 스포츠라 한 번쯤 체험해보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올여름 친구, 연인과 함께 1박 2일로 바다에 가서 낮에는 서핑을 즐기고, 저녁엔 숯불고기 파티를 즐기면, 완벽한 여름휴가가 되겠네!
▶취향탐정단의 평가
서핑 인증샷은 서핑 타기 전에 꼭 찍자. 뒤에는 사진 찍을 힘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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