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비 오는 날 다른 그림 찾기

인쭈, 처음 우산을 펴다

by 끌림씨


비가 오면 엄마는

“학교 가느라 고생이다.” 하셨다.

준비물이라도 있는 날이면

휴— 하고 한숨이 먼저 나왔다.

나의 학창 시절 비는 낭만과 거리가 멀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인쭈와 비 오는 날을 즐기려고

노란 우의를 주문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오늘,

다시 비바람 부는 날이 찾아왔다.


“엄마, 밖에 나가고 싶어.”

바람이 잠잠해진 사이

인쭈와 함께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다.



이제는 내 옆에서

혼자 우산을 들고 걷는 인쭈.

볼 때마다 귀엽고, 또 기특하다.


“엄마, 역으로 지나서 갈까?”

“그래!”


역사 내, 미끄럼 주의 표지판.

비 오는 날의 다른 그림 찾기 하나.

8자 걸레질 하시는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출구 앞에서 인쭈가 안간힘을 쓴다.

“으으으… 이제 된 거야???”

“오!!! 폈어!!”

“됐다~~~ 이히히.

엄마 것도 해줄게!

우산 피는 거 너무 재밌다~!”


#처음우산을편날

(아이의 처음은 언제나 설레는 기록이다.)


마트 안.

“빗물제거기다!”

다른 그림 찾기 둘.

엄마 우산까지 털어주는 인쭈의 작은 서비스♡


엘리베이터 앞.

웨이브 머리의 여자가 아이스크림 상자를 들고 있다.


“우리 친구도 저런 거 드시는데.”

내가 말하자,

“맞아, 우리 친구도 저런 거 드셔~”

맞장구치는 인쭈.

해맑게 웃는 아이의 얼굴이 사랑스럽다.


아이스크림 가게 도착.

“어떤 걸로 드릴까요?”

호기심 많은 인쭈는

새로 나온 캐릭터 케이스를 골랐다.


아이스크림을 품에 꼭 안은 인쭈와

다시 비바람 부는 횡단보도에 섰다.


"초록불이다."

우산이 비뚤어져도

하얀 선 따라 깡충깡충,

아이는 웃으며 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도 따라 웃는다.


집에 돌아와 보니

반바지는 축축이 젖었지만

인쭈는 여전히 즐겁다.

그 아이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덩달아 즐겁다.


비 오는 날의 낭만은

이런 게 아닐까.



#빗속에서웃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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