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으으리
벌써 정오.
외출 준비로 분주한 와중,
“자고 싶다."
남편의 독백이 들려온다.
"그럼 아빠 자라고 하고, 우리끼리 갔다 올까?"
"아빠, 우리끼리 갔다 올게!"
그 말에 잠깐 반짝이는 남편의 얼굴.
"아냐. 인쭈가 그렇게 말해준 것만 해도 고마워."
집에서 쉴 줄 알았는데,
결국 의리(?)있게 따라나서는 남편과
일요일 낮,
셋이서 사이좋게 손잡고 길을 나섰다.
공원 골목을 돌자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누워서 자고 싶다..."
남편이 혼잣말처럼 얘기하다,
인쭈를 바라보며 묻는다.
"아빠는 저기서 누워서 자고,
인쭈는 옆에서 뛰면 안 돼?"
"싫어. 저긴 뛰는 데 아니야."
ㅎㅎㅎ
정자 옆을 지나가는데,
마침 가지런히 깔려 있는 대나무 돗자리.
"어머? 이거 여보 감성이다."
내가 말하자, 남편이 장난기 섞인 웃음을 지으며
슬며시 누우려던 그때,
"안 돼!!"
"잠깐만 눕기라도 해보자~"
"아빠!!"
인쭈가 팔까지 끄는 바람에, 결국 다시 일어난다.
잠시 후,
조금 걷던 인쭈가 말한다.
"걷기 힘들어."
"이리 와, 아빠가 안아줄게."
낮잠도 포기하고
끝까지 우리 옆을 지켜준 인쭈아빠.
오늘 고마웠어.
누울 틈도 없이 함께 해줘서,
그래서 더.
#아빠의주말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