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오늘은 산오징어

식탁 위에 도착한 여름의 바다

by 끌림씨


기분 좋은 어느 일요일.

가족과 함께 로컬푸드 마트에 들렀다가 파란 간판 횟집 앞에서 걸음을췄다.


“회 한 접시 사갈까?”



해산물을 좋아하는 남편이 종종 포장해 오던 집.

나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매장을 가득 채운 바다내음이 밀려왔.

순간, 속초수산시장 한가운데 있는 듯했다.

(어릴 적 해산물은 입에도 못 댔던 나.

그때였다면 도망쳤겠지ㅎㅎ)


산오징어 두 마리

24,000원!


벽에 붙은 메뉴판을 천천히 훑고 있는데,

수족관 앞에서 인쭈와 멍게를 구경하던 남편이 말했다.


“자기 먹고 싶은 거 골라봐.”


아침부터 뻐근한 목을 잠시 뒤로 젖히고

익숙한 이름들을 따라갔다.

광어, 우럭, 도다리, 참돔.

내가 고르는 건 늘 정해져 있다.


문득 지난달 다녀왔던 속초 오징어물회 맛집이 떠올랐다.

남편과 8년 전 함께 갔던 추억의 장소.

여행의 피날레로 기대했건만,

물회 국물 속에 오징어는 보이지 않았다.

"너무 비싸서 넣으면 오히려 손해예요."

사장님의 미안한 웃음에 아쉬움을 삼키고 서울로 올라왔 그 날.


"여보, 오늘은 산오징어 먹자."


잠시 후,

인디 락밴드 기타리스트 같은 헤어스타일의 사장님이 수족관으로 걸어가한마디 넨다.

“어제랑 가격은 똑같은데, 오늘 건 크기가 더 커요!”


장사는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사는 일이라 했던가.

포장된 오징어회를 들고 나오는데,

괜히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이랑

초고추장 듬뿍 찍어 상추쌈에 오독오독.

"아~"

입안 가득 찬 첫 한입.


일요일 오후

작고 맛있는 행복이었다.



#한점의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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