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한 바구니 대신 얻은 것
아침부터 비가 무겁게 내렸다.
걸어갈 수 있는 키즈카페는 하필 오늘이 휴무였다.
“인쭈야, 계속 비 올 것 같은데 그래도 키즈카페 갈 거지?”
“응.”
어제부터 기다려온 인쭈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밥 먹고 나가자.”
버스에서 내려 조심조심 빗길을 걸었다.
“버스야, 안녕~”
인쭈는 신났지만, 나는 지도 앱과 길 표지판을 번갈아 보며 분주했다.
‘5번 출구는 어디지?’
길 건너 키즈카페 간판이 보이자 마음이 놓였다.
오늘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건빵 속 알사탕처럼 그 설렘을 아껴주고 싶어서
인쭈에겐 미리 보여주지 않았다.
평일 오후의 키즈카페는 한산하고 시원했다.
“엄마, 이번엔 물고기 잡기 할래!”
“그래, 가보자!”
낚시터처럼 꾸며진 실내 공간.
계단을 오르자 먼저 온 아이들이 저마다 낚싯대 하나씩을 손에 들고 몰두해 있었다.
“우와, 대왕 잡았어!”
“힘내라!”
벽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바구니 하나 채우면 카라멜 하나."
이마에 굵은 땀이 맺힌 남자 아이도 보였다.
“와! 니가 그만큼 잡은 거야? 얼마나 더 잡아야 해?”
“더 채워야 돼요. 이만큼.”
왜 이렇게 안 잡히냐며 이내 다시 집중하는 모습이,
어른 낚시터보다 더 진지했다.
“엄마도 한 번 잡아볼까?”
내가 낚싯대를 들자,
옆에 있던 아이가 능숙하게 알려줬다.
“주둥이랑 꼬리, 배에 자석이 있어요.
가장 큰 놈은 배예요.”
낚싯줄을 드리웠더니 한마리 낚였다.
오! 작지만 짜릿한 이 손맛.
어느새 아이들은 다른 곳으로 흩어지고,
인쭈만 마지막까지 남아 바구니를 채우고 있었다.
그 바구니에 내가 잡은 물고기를 살짝 얹으려는데, 인쭈가 말했다.
“엄마 꺼는, 다른 바구니에 넣어 줄래?”
물고기를 옮기는데 슬쩍 웃음이 났다. 멋쩍음과 동시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우와, 이만큼이면 되겠지? 엄마, 바구니가 무거워졌어!”
“그래~ 이제 가져가 보자!”
인쭈는 바구니 가득 낚은 물고기와 카라멜 하나를 교환했다.
“힘들게 잡고, 카라멜 받아서 기분 좋아.”
“혼자서 끝까지 해낸 인쭈 보니까 엄마도 기분 좋아!”
비가 내리던 오후, 키즈카페 낚시터에서.
인쭈는 물고기를,
나는 깨달음을 낚았다.
조그만 손에 쥔 카라멜을 신나게 핥아 먹는 인쭈를 보며 생각했다.
아이에게는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잖아.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인쭈에게 배웠네요.
고마워요,
나의 작은 선생님.
#함께자라는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