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 나무 그늘 아래
앗!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버스가 휙—
지나가 버렸다.
99번 버스정류장 옆.
이렇게 기다릴 수 있는 정자가 있어 다행이다.
커다란 아카시나무 아래
이마를 쓸어올리며
파란 캡모자로 연신 부채질을 하는 아저씨.
나무 그늘아, 고마워.
인쭈랑 정자에 앉아
걸어오면서 하던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 : "엄마가 옷을 잃어버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집에서도 끝까지 안 나오더라고."
인쭈 : "무섭다."
나 : "어디 밖에서 잃어버렸나봐. 괜찮아."
인쭈 : "그 말이 무서운 거라고."
나 : "응?"
인쭈 : "옷을 잃어버린 게."
아~~~
99번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서둘러 버스로 달려갔다.
한순간에 온몸을 감싸는 시원한 바람!
이야~ 이 냉기~
버스야, 고마워.
#여름날의정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