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에서 떠오른 얼굴 하나
해 질 무렵 토요일.
이제는 단골이 된 치킨집에서였다.
나이 지긋한 남성 한 분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며 차분한 경상도 억양으로 물었다.
“사장님~ 여기 추천 메뉴 없습니까?”
응? 추천 메뉴?
닭다리를 뜯다 말고 혼자 큭큭 웃음이 나와 고개를 숙였다.
여사장님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용히 웃다가, 작은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여기는 치킨집이라… 치킨이…”
남성분은 머쓱한 듯 웃으며 “오늘 처음 와서 그라요. 그라모 요걸로 시키고.” 하며 추천받은 메뉴를 주문했다.
잠시 후, 주스를 사러 갔던 인쭈가 남편과 아이스크림을 들고 돌아왔다.
“엄마 것도 사 왔어. 엄마가 좋아하는 거.”
“아, 감동이다! 고마워.”
곁눈질로 방금 전 그 남성분을 다시 힐끗 바라봤다.
검게 염색해 보이지는 않지만, 실상은 희끗할 것 같은 짧은 머리칼. 곧게 편 허리로 앉은 자세. 오른편엔 반금테 안경을 빼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휴대폰을 보고 있는⋯.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연락 한 번 드려볼까?’
어렸을 때부터 응석 한 번 부리지 않았던 아빠였다. 그래서일까, 안부 전화를 거는 일은 늘 어려운 숙제다.
나는 그저 아빠의 연락에 꼬박꼬박 답장만 하는 딸. 그 순간, 중학교 때 열심히 외웠던 한자성어가 떠올랐다.
“인쭈야, 이거 녹기 전에 얼른 가자!”
아이스크림을 챙겨 들고 치킨집을 나오며 다짐했다.
내일은 뻔한 인사라도 내가 먼저 보내봐야지.
#子欲養而親不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