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기 첫걸음 14]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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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타악기는 오랫동안 중요시되지 않았다 19세기 이전의 타악기는 현악기, 관악기, 건반악기가 연주에 있어 중심이 되었고 타악기는 악센트를 더하는 장식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 오케스트라에 있어 타악기의 역할과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1. “연주의 척추(backbone)” 역할



클래식에 있어 타악기는 먼저, “연주의 척추(backbone)”같은 역할을 하면서 큰 리듬을 이끌어 가는 리더 역할을 한다.


즉, 리듬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관악기에도 리듬을 담당하는 파트는 있지만, 타악기는 보다 리듬에 특화되어 있다. 익히 알고 있듯이 드럼 세트는 팝, 재즈, 록앤롤 등에서 리듬의 리더로서 활약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가 왕이라면, 타악기 연주자들은 왕을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팀파니 수석은 '제2의 지휘자'라 불릴 만큼 음악 흐름의 핵심을 담당한다. 지휘자가 지시하고 나서 악기를 내리치면 이미 한 박자 늦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본능적으로 지휘자와 교감해야 하는 단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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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음악의 방향 전환과 전개에 큰 역할



타악기는 음악의 방향 전환과 전개에 큰 영향을 준다. 여러 악기들 중에서 타악기는 다른 악기들의 음을 묻히게 할 정도이고, 그 소리만 들릴 정도로 큰 음량과 특징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다. 즉, 타악기의 가장 큰 매력은 튀는 악기라는 점이다.



“두두두두~두두둥~” 연발탄으로 이어지는 티파니의 웅장한 북소리, 곡의 클라이맥스에서 울리는 심벌즈의 “짱~”하는 소리는 청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면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을 연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만큼 연주에 있어 영향력이 크고, 만일 타악기 연주자가 실수라고 할 때에는 곡 전체를 망가뜨릴 우려도 있다.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가 가장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소리가 앞으로 퍼지는 현악기는 앞쪽에 오고, 타악기의 경우 가장 적게 연주되고 악기를 잘못 연주했을 때 티가 많이 나고 소리가 웅장한 타악기는 뒤쪽에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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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타악기라 하면 사람들은 중요한 시점에 무턱대고 두드리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타악기처럼 쉬우면서도 어려운 악기는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만일, 타악기를 써야 할 지점에 다른 악기를 쓴다거나, 적절하게 포인트를 주지 못하거나, 자칫 결정적 실수라도 할 경우에는, 순간 곡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게 되어 연주 자체를 망쳐 버리거나,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음악이 되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한 번을 치더라도 조준을 잘해 정확하고 분명하게 타점을 잡아야 하며, 손의 느낌과 감각도 중요하지만 정확도 또한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부단한 연습과 고도의 숙련된 테크닉이 요구된다.




3. 곡의 느낌과 표정을 풍부하게 해주는 향신료



타악기는 곡의 느낌과 표정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향신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음식에 마늘·생강·고춧가루·깨 등 여러 가지 향신료를 더할 경우 더욱 맛깔스러운 음식이 되듯이, 음악에 악센트를 주어 곡의 느낌과 표정을 보다 풍부하게 표현해 준다. 마림바 독주곡과 같이 일부 독주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음악에서 타악기는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면서 돕는 역할을 한다.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에 있어 양념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행진곡에서 스네어 드럼이 템포를 잃어버리거나 잘못된 템포로 연주할 경우 곡 전체가 망가질 수 있고, 곡의 클라이맥스에서 적절하지 않은 악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곡의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아울러 소품처럼 사용되는 타악기의 경우에도 작다고 무시하면 결코 안되며, 요소요소에 잘 사용하면 곡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게 만든다. 타악기는 협동의 정신으로 숨어서 전체 오케스트라를 완성하는데 기여한다.



타악기 연주자는 한 곡에서 큰북, 작은북, 팀파니, 심벌즈, 탬버린, 트라이앵글, 우드블록 등 20여 가지 이상의 타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따라서 어떤 곡의 경우 타악기 연주자가 대미를 장식하는 역할만 해도 되어 여유롭고 한가로운지만, 타악기가 들어가는 곳이 많은 다른 곡에서는 바쁘다 못해 정신조차 없을 수도 있다.

타악기의 매력은 악기의 소재, 두드리는 방식 등에 따라 수많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 돌, 가죽, 금속 등 악기의 재질과 강약, 타점 등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 타악기는 소리가 나는 아무 소품이든 악기가 될 수 있어 타악기 종류는 무제한이라 할 수 있다. 타악기는 조준점을 잘 맞춰서 연주해야 가장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타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소리 차이가 정말 크므로 감각도 좋아야 되고 고난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타악기의 종류는 셀 수없이 많고 다양하며, 각기 특이한 음색을 가지고 있어 중요한 분기점마다 곡에 악센트를 더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음악의 흐름을 전환시키거나 포인트를 강조해 느낌을 살리고 풍부하게 해 준다.




4. 연주의 화룡점정



타악기는 연주의 클라이맥스에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는다. 타악기는 곡의 정점에서 터트려 준다.

신세계 교향곡 4장에는 심벌즈 소리가 한 번 힘차게 나올 뿐이다. 그러니까 딱 한번 소리를 내기 위해 오케스트라가 연주되는 내내 그 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같은 경우 오케스트라가 연주되는 동안 잠시도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한다. 한마디로 바쁘기 그지없다.



이에 반해, 팀파니, 심벌즈 등과 같은 타악기 연주자는 어찌 보면 시종일관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결정적 순간에 ‘한방으로’ 또는 ‘몇 번의 강렬한 소리”를 터뜨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나 할까! 기다릴 만큼 기다린 뒤에 비로소 자신의 색깔과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하는 것이다

타악기가 다른 악기들 뒤에서 받쳐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연주 내내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것이다.



팀파니와 베이스 드럼이 트레몰로를 극대화하면, 마치 폭풍이 지나가는 듯 곡이 웅장해지고, 클라이맥스에 심벌즈가 등장하여 청중들이 숨을 죽여가며 기다려온 바로 그 순간을 터뜨려 주는 것이다.


이렇게 타악기는 곡의 정점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터트려 준다. 타악기 주자는 음악의 흐름을 짚어나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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