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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초연 Jul 08. 2023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대인관계에 대한 고찰

한 해를 거듭할수록 나는 말수가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에 대해 거리감을 느낄 뿐 아니라, 거부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내재적인 반감이 뒤따른다.


 나는 주어진 기존의 일생 구성요소를 통해 만들어진 인간이고, 나와 환경이 다른 타인의 생각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으므로, 나는 사람과의 모든 관계 속에서 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 및 오해를 경험한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좌절을 하기도, 위안을 얻기도, 지식을 함양하기도 한다.


 다만, 사람 간의 경험치가 다름에 따른, 이질성에 대한 인지를 통해 나는, 점차 스스로 고독을 선택하곤 한다. 내가 사람을 만나고자 할 때면, 그 사람과 나와의 간극을 줄여보겠다는, 이질성보다는 동질성을 찾아, 다름을 극복하자는 의도 차원에서 용기를 내보는 것이다.


 어쩌면, 내게는 부담이 되는 도전이다. 상대의 말 한마디, 어조와 성조까지 잊지 못하고 끙끙 앓아내는 성격의 나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음을 연기하며 살아감으로써, 사회적인 나와 본연의 나의 간극이 점차 커져, 감당하기에 힘들 정도가 되어버리고는 다시금 혼자 방안으로 고립되고 만다.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겪고서도, 나는 책이 아닌, 사람이라서 주는 감정과 형상들을 경험하고 싶은 걸까. 난 아직 누군가와 교감하거나,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걸까. 한 번만 더, 용기를 내어볼까. 이질성에서 오는 상처와 좌절을 망각할 정도로의 만남일 수도 있는 걸까.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이런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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