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지도 몰라

by 이 구름



어렸을 때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글쓰기를 좋아했고,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주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막연히,

그런 걸 ‘직업’으로 선택하면

먹고살기 힘들 거라고 믿었다.


그림도, 글도, 설명도—

그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긴 했지만,

어쩐지 ‘좁은 문’처럼 느껴졌다.


초·중·고 선생님이 되는 길은 너무 반복적일 것 같았고,

내 강의로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면

교수가 되어야 하는 줄 알았고,

교수가 되려면 공부를 오래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세상이 변했다.


나는 광고회사에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누군가에게 새로운 걸 전달하는 일을

어느 정도 해내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사이,

내가 어릴 적에 꿈꿨던 일들이

하나둘 현실에서도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자기 콘텐츠로 주목받는 플랫폼들이 생겼고,

이제는 AI가 판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넓은 문’처럼 보였던 기존의 길은

오히려 닫히기 시작했다.


의사보다 더 정확히 진단하는 AI,

판례를 더 잘 분석하는 AI,

회계를 더 잘 처리하는 AI,

디자인을 더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AI.


사람들이 ‘쓸모 있다’고 말하던 분야,

자본이 몰리는 분야일수록

AI는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파고든다.



그런 세상에서,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좁디좁은 문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좋아하는 일’이야말로,

사실은 나만이 열 수 있는 유일한 문이었던 건 아닐까?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목소리,

나만의 생각,

나만의 아이디어로

가야만 하는 길.


그건 결국,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만든다.



그래서 나는 요즘,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좋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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