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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 PD Aug 30. 2021

<100일 글쓰기> 05.잘하는게 뭐예요?

추상적이지만 핵심적인 대답




<다능인의 성장 기록>에도 썼지만 개인적으로 업무 의뢰가 두 건이나 들어왔다. 회사 없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내 능력을 누군가 필요로 한다는 것, 이제 이런 일이 아무렇지 않은 시대가 됐다는 것. 모든 게 생경하다.


조직에 속하지 않고

사람들 부대낄 일 없고

독립적으로 진행하고

관심사에 따라 일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내 적성에 딱 들어맞는다. 그리고 예전에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누릴 수 있었지만, 독립 미디어의 발전과 코로나 사태로 점점 이런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 옳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사람은 각자 맞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면 된다는 것. 삶에서 경중을 두는 가치도 다르니 당연하다.


나에게는 밖에서 말할 수 있는 번듯한 직업과 고용안정성, 동료의 유대보다는 독립성과 재미가 최우선 조건일 뿐이다. 특히 지시받은 일만 할 수 있고 누가 내 일에 간섭하는 상황을 정말 싫어한다. 예전에는 '안정성'이 가장 큰 불안 요소였다. 면허증이 나오는 덕에 마음만 먹으면 금방 정규직으로 취직할 수 있는 전공이라 더 그랬다. 집안 분위기도 한몫했다. 어렸을 때부터 전문직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던 터다.(아빠의 직업은 교수, 언니는 약사다.) 어쨌든 2~3년 전만 해도 직업을 선택할 때 '안정성 vs독립성'이 가장 큰 화두였다면, 지금은 '조금이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구축하는가?'라는 질문이 중요해졌다. 본질적인 해결책에 접근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또 다른 변화가 있다. 누군가 잘하는 일이나 좋아하는 일을 물었을 때 예전에는 단어 하나로 정의할 수 있는 직업이나 취미를 말했다면 요즘은 다르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브랜딩, 디자인이 잘 된 공간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내가 상상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콘텐츠로 만드는 것(글 영상 사진.. 형태는 다양하다)을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소문내는 것을 잘한다. 이런저런 것들을 융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일련 된 정보나 사건에서 특징을 빠르게 잡아내고 범주화시키는 것 역시 잘한다. 


보다 추상적이지만, 보다 본질적인 대답이다. 네가 그걸 좋아하고 잘하는지 어떻게 아는데?라고 물으면 할 말은 없지만 그냥 내가 막연하게만 느끼고 있던 내 특성을 끄집어내서 구체적인 단어로 언어화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요즘 또 깨달은 게 있다면, 저렇게 묻는 사람은 없다. 속으로 재수 없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근데 뭐 어쩌겠어, 내가 이걸 좋아하고 잘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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