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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Dec 28. 2017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프로젝트

도덕-사랑의 실천 경험하기

0. 시작

- 선생님이 중학교 때 있었던 일인데, 엄청 추운 겨울방학이었는데 그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중학생인 선생님이 도서관에 가는 길이었어. 아침 일찍 나와서 얼마나 추운지 두꺼운 옷 입고 귀마개까지 하고는 잔뜩 움추리고 가고 있었어. 그런데 도서관을 가려면 전문대학교를 통과해서 가야했거든, 그래서 대학교를 지나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리어카를 대놓고 쓰레기 정리를 하시고 계신거야. 근데 그 모습이 얼마나 추워보이는지! 중학생 대현이가 원래 착한 아이가 아닌데, 그날따라 그 할아버지를 지나치기가 어려운 거야. 할아버지 눈에 안띄는 곳에 서서 한참을 할아버지를 지켜보는데 왠지 모르게 귀마개라도 꼭 전해드리고 싶은거야. 좋은 것도 아니고 새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그걸 꼭 드려야겠다 싶은 마음이 계속 들었어. 할아버지한테 가서는 “저.. 이거 쓰고 하세요.” 하고는 귀마개를 드리고 돌아서 갈길을 막 갔어. 근데 그 추운 날 귀마개도 없는데 하나도 춥지 않은 거야. 발걸음도 얼마나 가벼운지! 물론 할아버지가 “저놈 뭐야? 이거는 와 주노?” 하시고 귀마개를 버리셨을 수도 있었겠지만.. 선생님은 괜히 행복했었어.

-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선생님이 착한 아이였다는 걸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야.


0. 제안

- 우리가 기부금을 모았잖아. 그 기부금으로 작은 사랑을 나누면 좋겠어.


(나눔엽서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부금을 모아 엽서를 제작하고 판매한 수익금으로 사랑을 나누어 보려 했으나, 제작한 엽서는 각자가 나누어 가지고 감사한 사람들에게 성탄엽서를 쓰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스스로 그린 그림이 예쁜 크리스마스 엽서로 제작된 모습을 본 아이들은 참 즐거워하였다. 자신이 디자인 한 엽서 10장 정도를 받아 친구들의 엽서와 한 장씩 바꾸는 방법으로 서로의 엽서를 칭찬하고 뿌듯해 하는 모습들이 보기좋다.)

https://brunch.co.kr/@leedaehyun/14


- 혹시 지나다니면서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자꾸만 마음에 들어오는, 너무 추워보이는, 자꾸만 눈이 가는 사람들이 있나요?

: (아이들은 평소 자기가 무심히 보았지만 마음의 기억을 더듬어 주변의 어른들을 추천하였다. 한 아이가 이야기하면 나도 그분을 봤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맞다! 그분한테 드리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이 마음의 기억 더미 속에서 괜시리 추워보였던 누군가를, 고마운 일을 하고 계신 누군가를, 그저 힘드시겠다 생각하고는 지나쳤던 누군가를 꺼내어 이야기할 때의 그 표정과 모습은 참으로 곱다. 그 모습이 그 마음이 예쁘다 이야기 해준다.)

- 너희들이 모은 기부금으로 따뜻한 장갑 같은 거 구입해서 몰래 전해 드리면 좋을 것 같아.

: 몰래요?

- 응.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프로젝트지. 동네 사람들~~! 저희가 돈 모아서 이분들께 장갑 사드렸어요~~~! 할 게 아니라는 거지.

: 푸하하!

- 그냥 전해드리고 오는거야.


-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놓고 주말동안 내 마음이 자꾸 가는 사람들을 찾아보라고 시간을 주었다. 반장, 부반장에게는 마트에 들러서 어떤 물건이 좋을지 시장조사를 하라 한다.)


0. 준비

- (주말을 보내고 다시 이야기를 나눈다. 주말동안 반장, 부반장은 시장조사를 잘 해왔다.)

: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전해드릴 분을 정했다. 자신이 전해주기를 희망하는 아이들을 정해 그분들의 여건에 맞추어 전하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대표를 정해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였다. 방과후에 마트로 출발한 대표 아이들은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해 주었다.)

-(학급의 공간에 사진과 글을 하나 올린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프로젝트

여러분이 기부한 65100원의 기부금을 가지고 오늘 우리반 대표 친구들이 물건을 구입해 왔습니다. 구입한 품목은 털장갑, 핫팩, 커피네요. 이 물품들은 오늘 이야기 나누었던 것처럼,
평소 우리 반 친구들의 마음 속에 들어왔던 7분께 내일 전하려고 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우리가 베푸는 작은 정성이 누군가 앞에서 자랑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
생색 낼 일도 아니요, 여기저기 알릴 일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 사랑하는 징검다리 교실의 여러분이 모아 나누는 이 사랑은 언젠가 더 큰 날갯짓이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_^

선생님과 헤어지더라도 징검다리 교실의 제자분들은
여러분의 삶터에서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되어가겠지요!^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_^



0. 실행



아이들은 때론 길을 가르쳐 줄 필요가 있어보인다. 특히나 이런 일은 더욱 그래 보인다. 작은 실천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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