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e Daehyun Jan 20. 2022

신념을 가르친다.

아이들에게 신념을 가르쳐야 한다.

'참'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아이들 스스로의 마음이다.


'참'이라는 씨앗을 아이들의 마음밭에 뿌리면 그게 싹을 틔워 아이들 마음 속에서 자란다. 아이들은 그것을 가꾸어 간다.


'참'이라는 것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다. 아이들 마음에 신념이 생기는 것이다.


아이들은 '참'을 가르쳐 주어 고맙다 한다. 나와 헤어져도 계속 그것을 지키려 노력한다고 한다.


선생님이 된지 19년이  지금의 내가 가지는 확신이다.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수업을 이제부터 할거야. 1년 동안 너희에게 가르칠 수많은 시간이 있는데, 너희들에게 딱 1시간만 수업할 수 있다면 선생님은 이 수업을 할거야. 그래서 오늘 옷도 조금 깔끔하게 입고..ㅋ

자, 시작해 볼까!

우선 선생님이 칠판에 그리는 그림을 함께 그려주면 좋겠어.

(수레를 그린다. 콩, 쌍쌍바도 그린다. 컵 속 벼룩도 그린다.)

(참, 땀, 함께, 실력을 쓴다.)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이 네 가지를 가르치고 싶어.

그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것만 있으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참’을 먼저 이야기할게.

‘참’이 뭘까?

-진실?

-거짓이 아닌 것?

-진짜?

맞아. 모두 맞는 말이야.(하나씩 받아 쓴다) 진실된 것, 거짓이 아닌 것, 진심, 이 사람 앞에서의 행동과 다른 사람 앞에서의 행동이 다르지 않은 것, 혼자 있을 때의 행동과 남이 볼 때의 행동이 다르지 않은 것, 내가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지 않은 것. 이게 참이야.

 - 집에 아무도 없네? 오~ 핸드폰 게임...아싸.. 문여는 소리가 삑삑나면 급하게 책 꺼내서 읽으며 아 엄마 다녀오셨어요? 뭐하고 있었니? 책 좀 읽고 있었어요. 아이고 우리 아들 착하네. 아이 뭘요.. 어때? 이 모습이 멋있어 보여?

-교실 청소하는데 교실에 선생님이 없어. 친구 놀리고 있다가 선생님이 딱 들어오시니까 엄청 열심히 청소하는 척, 선생님 보란듯이 어? 여기 쓰레기가 엄청 많네.. 선생님이 또 나가면 야~~ 어때? 멋있어 보여?

-학원숙제! 와~ 나. 나에겐 답지가 있다. ㅋ 답만 쓰면 표시가 나니까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난 푼 흔적을 남긴다. 오케이. 학원 선생님이 아이고 우리 대현이는 얼마나 성실한지 칭찬하면서 음료수를 하나 주셔. 크으! 음료수 맛있네! 어때? 멋있어 보여?

-네! 선생님! 친구들을 따돌리거나 욕을 쓰면 안됩니다. 여러분! 고운 말을 씁시다! 해놓고 학교 마치고 나와서는 와~ 저 대현이 저 새끼 진짜 개노답이네. 저 새끼랑 놀지마라. .. 그렇게 욕하고 있는데 저기 앞에서 엄마랑 잘 아는 이모가 와. 어? (착한 척) 안녕하세요~?  지나가고 나면, 아~ 대현이 그 새끼 진짜 열받네! .. 어때? 멋있어?

-도덕 수행평가 문제. 같이 한 번 풀어 보자. 이거 맞추면 도덕 수행평가 잘함이야. 준비됐어? 급식시간 맛 없어 보이는 반찬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급식실은 도대체 왜 이런 반찬을 만드냐고 욕을 한 마디 내뱉고 그 반찬은 받지 않고 맛있는 것만 잔뜩 받아 행복한 점심을 즐긴다. 2. 반찬을 안받으면 선생님의 눈치가 보이므로 받기만 받았다가 그대로 잔반처리를 한다. 3. 친한 친구가 급식 당번일 때 맛 없는 반찬은 식판에 국물로 점만 찍어 달라고 한다. 4. 배가 갑자기 아프다는 말과 함께 뛰어난 표정연기를 보여주며 급식을 받지 않고, 학교 마치고 컵라면을 사먹는다. 5. 영양을 고려해 정성껏 준비해 주신 음식이므로 골고루 맛있게 먹으려 애쓴다. 정답은 뭐지요? 다 5번이라는 것 알지? 그런데 너희들의 실천은 어때? 1,2,3,4번 멋있어 보여?

-이번엔 어른의 예를 하나 들어볼게. 근사한 양복, 미용실에서 비싸게 머리하고, 세련된 구두 신고, 값비싼 외제차를 타. 우리 반에 장래 꿈이 돈 많은 사람, 엄청난 부자 이런 거 쓴 사람 몇 명 있던데 뭐 그런 상황인거지. 조금 더 해볼까? 공부를 잘해서 서울 대학교를 나왔고 월급 엄청 많이 주는 회사를 다녀. 운전을 하면서 담배를 펴. 창문을 열고 멋있게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고  연기를 후~ 그리고는 꽁초를 창밖으로 탁~! 앞에 작은 차가 차선을 바꾸려고 깜빡이를 켜고 있어. 아이씨 저런 것도 차라고 끌고 다니나. 거지같은 것들이. 짜증나게. 빵!!!! 경적을 울리면서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뻑큐손모양을 날려. 회사에 와서 많은 직원들 앞에서 “여러분, 이번에 새롭게 시작할 프로젝트는 환경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는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박수를 막 쳐. 어때? 멋있어 보여?

선생님이 예시를 보여주고 끝에 항상 뭐라고 물었지? 그래. 어때? 멋있어 보여? 맞아. 하나도 멋있지 않고 오히려 비겁해 보이지 않았어? 그래. 비겁해 보였어.

참되게 살수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어. 내가 옳다고 여기는 올바른 신념대로 살아가려 애쓰는 거니까. 근데 이게 쉬운 일일까? 맞아. 어려워. 하지만 이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면 할 수 있어.

선생님도 너희에게 참을 가르쳤기 때문에 선생님도 그렇게 하루 하루 살려고 애쓸거야. 또 너희들에게 선생님도 거짓말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진심으로 대할거야. 너희가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해도 선생님은 그 말 그대로 믿어줄거야. 왜냐하면 참을 가르쳤으니까. 선생님은 너희들 앞에서 좋은 모델이 되고 싶거든. 우후~! 이런 모델 말고. ㅋ

그래서 우리 반은 오늘부터 매일 이렇게 인사할거야.  “참되게 살겠습니다!”


이전 02화 교실 이야기를 시작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