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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Jan 18. 2022

교실 이야기를 시작하며


우리는 모두 다르다.

한 학급을 가꾸는 교사도 마찬가지다.


TV 속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며 진심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들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한 곡의 노래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습하는 모습들 또한 매우 흥미롭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하기도 하고, 땀 흘리는 노력의 가치를 새삼 깨닫기도 한다. 나아가 현재의 무대에 서기까지 쌓아온 시간들과 노력들이 느껴지는 순간엔 괜히 숙연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참가자들의 매력은 참으로 다양하다. 각자가 가진 것이 다르고, 잘하는 것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자신만의 것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다움. 나다운 것으로 자신만의 빛을 밝히고 있다. 나다움으로 빛을 내는 그 노래는, 그 춤은 나 자신을 그리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한 학급을 가꾸는 교사도 마찬가지다.

세상엔 참으로 많은 교실이 있고, 그 교실을 가꾸는 교사도 참 많다. 한 교실을 가꾸는 교사들 또한 가진 것이 다르고, 경험한 것이 다르며, 잘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교사들도 자신들이 서있는 곳에서 자기다움으로 교실을 가꾸어 간다. 오디션장에서 완성하는 하나의 무대처럼 교사들은 1년이라는 시간의 무대에서 나다운 수업들과 진심을 다한 학급경영으로 자신의 교실을 가꾸어 간다.

그렇게 가꾸어 가는 교실은 교사인 나를 설득할 수 있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설득할 수 있으며, 그곳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을 설득할 수 있다.


오디션의 우승자가 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나답게 나의 교실을 가꾸면 된다. 열심히 준비하는 수업 가운데, 어떤 날엔 등골에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는 수업을 하기도 할테고, 가끔은 스스로를 칭찬할만큼 만족스러운 수업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때론 아이들 앞에서 한 행동때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할 것이고, 날선 주변의 평가에 가슴을 움켜잡기도 할테고, 모래알이 손가락 사이로 슬슬 빠져나가는 것처럼 아무것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때도 있을테다. 그러다가도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정말 행복한 순간들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내 것을 찾아가면 된다. 그렇게 나다운 것을 쌓아가면 된다. 그래서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의 교사가 되어가면 된다.

세상의 많은 일이 그렇듯 현장에 와서야 현실을 알게되고, 피할 수 없는 상황 가운데 맞부딪히면서 배우게된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무엇이 정답인지 모를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다 오히려 나를 잃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실수할 수 밖에 없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저 참고삼아 기록을 남긴다. 내가 나답게 가꾸는 하나의 교실 이야기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할 때, 누군가가 걸어가는 길을 보는 일은 내가 가야 할 길을 정하는 데 참고가 된다. 자신답게 걸어가기 위해 다른 사람의 걸음을 참고하는 정도로 이 기록을 보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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