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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May 14. 2017

신체심리치료에 대하여

접촉의 심리치료 45_체화된 자기에 대한 학제 간 연구


"약손명상테라피를 기반으로 하는 신체심리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게 뭘 어떻게 하는 건지 설명을 좀 부탁해요'한다. 그처럼 '신체심리학(Somatic psychology)'은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신체심리치료'란 무엇을 어떻게 접근해서 심리치료를 하는 것인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당연히 많다. 학문으로서의 출발이 오래되지 않았고 우리나라에서는 연구활동과 심리치료 임상에서의 효과적인 적용을 위한 전문가 그룹 형성이 아직 두텁지 않으므로 필자가 이 낯선 학문을 알리는데 아무래도 그 물꼬를 터주어야 할 것 같다.

'신체심리학(Somatic psychology)'이란 용어에서 ‘somatic’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어로 신체를 가리키는 ‘somat’로부터 유래되었고, 심리학(Psychology)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정신(숨, 영혼, 마음)을 뜻하는 ‘psyche’와 학문을 뜻하는 ‘logia’로부터 왔다. 신체심리학은 그 용어의 조합이 말해주듯이 인간 개체의 자기라는 존재는 몸을 기반으로 한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또한 인간의 마음 또는 정신활동과 그 체험도 몸과 분리해서 존재할 수 없다는 개념적 합의가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신체심리학을 학술적으로 풀어서 개념을 정의하자면, 몸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적 개체로서의 인간에 대한 전일적(holistic) 접근들을 포함하여 ‘몸에 깃들어 있는, 체화(體化)된 자기’에 대해서 여러 학문 분야가 참여하는, 학제간 연구(學際間 硏究, Interdisciplinarity) 분야이다.


신체심리치료는 몸에 초점을 맞추는 '신체 지향 심리치료(Body-oriented psychotherapy)'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같은 몸을 뜻하고 있으나 body와 soma는 어의상 관점의 차이가 있다.

'soma'는 타인이 느끼고 감지하는 나의 몸이 아니라 나라고 하는 자신의 내면에서 느끼는 나의 몸이며, 나라는 자기 안에서 자기 밖으로 열려있는 인간의 삶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커뮤니케이션의 주체로서의 나, 즉 제1자(the first person), 지금-여기, 체화된 지성과 같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안으로부터 밖으로 내가 나 자신을 느끼고 이해해가는 과정을 somatic이라고 한다. 반면 body는 내 몸의 바깥에서 제삼자가 관찰하는 대상으로서의 몸을 의미한다.


신체심리치료는 인간을 통합적인 존재로 보고 신체를 중심으로 몸과 마음, 그리고 영성의 관계를 밝혀내는 심리치료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필자와 같이 몸에 대한 접촉을 통한 알아차림을 심리치료에 융합하듯이 접촉을 기반으로 하는 심리치료를 포함해서, 미국의 인지심리학자 George Lakoff 등이 이끈 몸의 철학이며 인간 개체의 몸에 체화된 체험과 의식은 지구의 생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에코-소마틱스(Eco-somatics)', 춤과 동작을 통한 표현 치료까지 신체심리치료의 부문으로 포함된다.


정리해보자면, 신체심리학은 몸과 마음의 갈래를 이어주는 학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체심리치료 전문가는 심리학과 심리치 교육의 배경을 갖고 있어야 하며, 신체를 통해 심리적 문제를 다루는 훈련과 수련을 거쳐야만 한다. 이러한 점에서 몸의 조화롭지 않은 상태를 신체적인 재정렬을 통해 신체적 균형 회복에 초점이 맞춰지는, 바디워크(Bodywork)와는 구별된다.


[신체심리치료에 대한 이해 Series]

1. 신체심리치료에 대하여

2. 심리학에서 몸을 다루다
3. 심리치료의 하이브리드, 신체심리치료



https://somaticpsychotherapy.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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