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의 하이브리드,
신체심리치료
접촉의 심리치료 47_몸으로 말하는 마음
몸과 마음의 연결_신체심리치료의 배경
신체심리치료는 현대사회가 잉태한, 유용한 심리치료 방식들의 복합체이자, 하이브리드(hybrid)이다. 정신분석의 전성기 이후, 신체심리학은 학제 간 연구의 표본처럼 시대적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주류 심리학의 흐름과 동서양의 오랜 지혜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과정을 거쳐오면서 더욱 단단해졌고 또한 역설적으로 유연해지면서 많은 것들을 끌어안았다.
신체심리학의 발생에 자양분을 공급한 학문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나타난 인본주의 심리학과 실존 심리학, 그리고 게슈탈트 심리학이었고, 또한 춤과 동작(움직임)을 포함하는 표현예술 치료와 문제의 근원은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 상호관계에 있으므로 단위로서의 가족이 치료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가족 체계 이론, 생물학, 신경학, 인류학 및 신경 과학의 발전이 반영되었다. 그리고 인간을 몸과 마음, 영성, 생태 자연의 존재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면서 주체와 객체로 나누어 분리하지 않고 모두 하나의 존재라는 근본적인 맥락에서 동양 철학과 영성, 그리고 자아초월심리학(transpersonal psychotherapy)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신체심리학은 이러한 현대 심리학의 이론적인 발전과 더불어 몸과 마음의 연관성을 연구하며, 정신적인 외상, 전생, 태아기 심리학, 마음이 신경을 통해 면역에 영향을 끼친다는 정신신경면역학(PNI, psychoneuroimmunology), 그리고 신경발달학과 같은 인접 분야의 학문으로부터의 연구결과를 수용하고 통합하여 임상에서의 실제 활용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약손명상테라피에 기반을 둔 신체심리치료의 프로토콜
이달희신체심리치료센터의 힐링 프로세스신체심리치료는 무엇을 어떻게 다루는가?
인간의 심리치료과정에서 몸을 중요한 매체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신체 지향적인 심리치료'는 치료자를 찾아오는 내담자 개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지만 집단 치료의 방식으로도 이루어진다. 신체심리치료의 치료적인 회기(session)에선 내담자 개인이나 참여자 각자가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 존재하는 방식, 그리고 삶 속에서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실제로 느끼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신체심리치료사들은 심리치료 장면에서 내담자들이 체험하면서 보고하는 자신의 몸과 몸의 변화, 그리고 신체 경험이란 그 개인의 의식이 그 대상과 현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개체에 의해 지각된 자신의 행동 동기를 뜻하는 게슈탈트(Gestalt, 독일어로 형태란 뜻)가 형성되어 있는 전경(foreground, 前景)으로 바라본다.
마음은 몸으로 드러나고(체현화, embodiment),
신체는 개인의 환경과 삶의 역사에 의해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
개인의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모든 삶의 경험은 체현화되는 경향이 있다.
신체 경험들은 형태화 되면서, 그들의 호흡 방식, 동작 패턴, 근육의 긴장들,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인지 방식, 정서 표현, 그리고 인간관계 패턴들로 표현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몸을 바라보면, 인간의 신체란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은유이면서 한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신체심리학은 한 개인의 신체의 형태, 습관적인 자세와 동작을 통해서 그 개인의 마음이 전하는 메시지와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 그 개인이 머물고 있는 사회문화적인 이야기를 탐구한다. 따라서 신체심리치료 세션은 특정한 형태 또는 자세로 신체를 유지하는 패턴에 대한 알아차림을 증진시키기 위해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삶의 이야깃거리 또는 그것에 내포되어 있는 은유 풀기를 이끈다.
따라서 신체심리치료의 이러한 과정을 반영하는 치료 작업은 단지 정신, 생각, 감정, 또는 행동을 다루면서, 증상에 이름을 붙이고(labelling), 진단을 내리고, 병리적인 현상을 밝혀내려는 것이 아니다. 신체심리치료는 우리 인간 개체의 심리 내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내면세계와 몸, 감정, 그리고 때로는 우리의 영적인 존재 차원에서 느끼고 있는 것, 해결되지 않은 채로 응어리져서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무엇'인가를 다룬다. 이를 위해 심리치료의 전통적인 방식인 '대화 치료(talk therapy)'나 '인지 치료', 여타의 다른 심리치료법과 달리 신체심리학(신체심리치료)은 내담자의 삶에서 훨씬 더 경험적이고 실존적인 문제를 다루는 경향이 있으며, 통합적인 자기 안에서 진정으로 '느껴지는(felt)' 관점이나 수준(level)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다루려고 시도한다.
신체심리학에서 역점을 두어 다루는 기본적인 치료적 과정은 몸에서 느껴지는 개인의 삶에서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한 소통이다. 그러한 작용이 일어나는 지점에 내담자의 의식이 닿아 알아차림이 일어난다면 에너지가 환부에서 장애가 사라지고 치유가 일어나게 할 것이라는 고전적인 ‘활력 또는 생기론(生氣論, vitalism)’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동양의 기공의 원리에서 뜻을 가진 생각을 말하는 '의념(意念)'의 작용이나, 심신의학에서 이미지 요법과도 같은 맥락이다.
신체심리치료의 대상이 되는 내담자들의 주된 호소는 스트레스, 불안, 우울의 문제, 인간관계 및 성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 슬픔과 상실의 문제, 중독들이다. 신체심리치료가 특히 효과적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부분은 약물이나 알코올 등의 남용과 습관적인 중독으로부터의 회복, 정신적인 외상, 편두통, 두통, 만성 피로 증후군, 만성 통증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 가족 역동(dynamic), 성격 구조, 정서조절의 문제, 애착 장애, 마음의 불편함이 몸으로 드러나는 신체화와 같은 정신신체적 증상 등을 포함하는 심리적인 이슈들이 포함된다.
신체심리치료는 내담자의 상태와 치료적인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들을 활용할 수 있다. 치료적인 개입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될 수 있다.
자신의 몸에 대해서 더 깊은 알아차림을 촉진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체험하는 감각적인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확장시킨다.
긴장되어 있는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명상의 기법을 통해 마음의 이면에서 작용하는 무의식에서 전하는 메시지를 의식 과정에서 직면하고 확인함으로써 자기의 존재함의 의미에 대한 통찰로 이끈다.
춤 또는 동작(움직임)과 호흡, 소리를 통해 느낌과 내면의 언어를 표현하도록 돕는다.
신체적인 접촉을 통해 특정한 구역에서의 신체적 긴장이나 몸에 맺힌 채로 있는 마음의 '응어리'를 제거한다.
한 개체로서의 사람은 말로 표현되는 시기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언어 전 시기 동안의 생애 경험이 다르게 기록된다. 이러한 생애 초기 경험들에 대해 내담자들이 암묵적(implicit)으로 알고 있는 것을 다루기 위해, 신체 심리치료는 대부분의 의사소통 방식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비언어적인 속성들을 포함한다. 의식과 의사소통, 그리고 몸과 마음의 언어에 대한 이해는 ‘말로 하는 치료(the talking cure)’방식의 관습적인 활용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 심리학계에서의 신체심리학에 대한 관심은 유럽보다 십수 년 늦어서 1999년에야 비로소 미국신체심리치료협회(USABP)가 설립되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전문가 조직이 아직 없다. 신체심리치료의 전개 방식과 유형, 그리고 내용은 이 협회에서 비교적 간략하게 잘 정리하고 있어서 참고자료로 삼을만하다.
[참고자료]
미국신체심리치료협회 USABP. http://usabp.org/somatic-psychology-body-psychotherapy/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2012
Caldwell, C. Getting in touch; The Guide to New Body-centered therapies, Quest Books, 1997
Risa F.Kapro. Awakening Somatic Intelligence, 2012
[신체심리치료에 대한 이해 Series]
2. 심리학에서 몸을 다루다
3. 심리치료의 하이브리드, 신체심리치료
https://somaticpsychotherapy.modoo.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