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심리학 34_그림의 말, 몸의 언어
그림이 말을 한다.
그 그림이 전하는 말들 중에 의미 없는 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말들은 그림에 부속된 것으로 존재하지만 그림과 말들은 둘이 아닌 하나다. 한 마디의 덧붙임, 중언부언이 없다. 그 말은 '바로 그것'이라고 느낌이 오게 만드는, '존재함'에 대한 통찰이다.
[상처와 꽃]
누룩이 발효되어 술이 되듯
상처가 발효되어
꽃 한 송이 피는 데에도
고통이란 시간이 필요하다.
[푸른 연인]
사랑하면 보인다
사랑하면 열린다
사람이 건 나무 건
무엇인가를 깊이 사랑하면
내게 말 걸어온다.
산도와 같이 좁은 경계를 지나 자궁처럼 어둡지만 밀착되어 있어서 안온한 느낌의 갤러리에서 김재진 시인의 작품들과 잠깐 만났었다.
몸을 통해 아픈 마음의 상처들을 오롯이 어루만져 주는 행위는 내 존재의 온전함과 마주하게 하는 신성 의식이다. 그렇게 '사랑'을 온몸과 온 마음으로 체감하면 닫혔던 마음이 열려 마음속 마음은 자신에게 사랑을 전한 '바로 그 대상'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애씀', 나눌 수 없었던 내밀한 '아픔', 아무도 덜어줄 수 없었던 '상처'들.
그렇게 내담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나로서는 가슴 울렁이는 공감의 장이었다.
-페이스북 친구 김재진 님 전시회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