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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Dec 07. 2016

무의식이 들려주는 노래

생의 심리학 07_의식의 겉쪽과 안쪽

                                                                                                             

왠지 두 곡의 노래가 귓가에서 자꾸 맴돌았다. 하나는 존 덴버의 'Today'이고,
또 한 곡은 스티비 원더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였다. 


간혹 무의식에서 배경으로 머물던 표상이나 정보가 의식의 전면에 드러나면서 전경(foreground)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정보들은 흔히 지금-여기에서 내 관심의 초점이거나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해주는 예지의 정보이거나 또는 과거의 미해결과제를 풀어나갈 실마리와 같은 핵심정서일 수도 있다.


그 두 노래가 지금의 나와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 곰곰히 생각을 했다. 그 두 노래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 초년병 시절이던 즈음,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힘차게 진군하듯 내달리던 그 무렵에 나온 팝송이라는 점에서 공통된 부분을 가지고 있었고 두 노래 다 여지껏 내가 좋아하는 곡이란 점에서도 같다. 그렇다면 그 무렵의 내 마음이나 정서, 상황과 아마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대학을 마치고도 마음에 담은 회사에 취직하기가 어렵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테지만 나는 그때 대학 졸업을 하기 전에 이른바 '취직'이란 것을 했다. 그것도 장안에서 손꼽히는 큰 잡지사 기자시험에 합격을 한 것이었다. 나는 그때 내 전공인 심리학과 부전공이었던 경영학, 광고홍보학을 잘 살려볼 요량으로 그 당시에 내가 마음에 두고 있던 직장은 광고회사였었다.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차석 합격이라고 하는 바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결국은 내 청춘을 다 바친 일이 되어버렸었다.


그때 수석을 한 동기 기자와 나에게는 원하는 매체에서 일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졌었다. '수석'은 E여대 독문학과를 나온 L양이었는데 피부가 우윳빛으로 하얘서 눈이 부셨고, 예의가 아주 바르고, 영어에 능통했고, 머리도 아주 영리해서 모든 매체의 편집장들이 다 탐을 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수습을 마치고 그 회사의 메이저 잡지 기자로 발탁되어 갔고, 나는 몇달하고 떠날 생각으로 어던 매체에서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했더니 창간준비중인 잡지 기자로 발령을 받았었다.


그 친구와 나는 매체마다 부서배치가 달랐으니 서로 다른 줄에 등을 서로 대고 말석에 앉아 정신없이 일을 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 무렵 'Walkman'이란 것이 나와서 마감 때면 서로 그것의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원고를 써내려갔는데 그때 그 여기자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바로 이 스티비 원더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였고, 내 입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는 'Today'였던 것이었다.


해맑은 얼굴의 그 친구는 무슨 일을 하든지 조용하게 잘 처리를 하는 편이었고, 주변 사람들과 원만하게 잘 지내는 편이어서인지 바로 사내의 한 남자가 덤벼들어 연애작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치즈 냄새와 사랑에 빠진 것은 감출 수가 없다.'


그런 외국의 속담처럼 그녀에게선 사랑의 감정이 노래로 흘러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이가 조금 든 다른 부서의 한 기자가 그 친구에게 너무 반해버려 결혼을 요구하며 스토킹을 해대는 바람에 그녀는 결국 독일로 유학을 가버렸고 나와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났다. 그 뒤로 들리는 소문에는 고국에 돌아와 대학에 자리를 잡았는지 어떤 장르의 음악 전문가로 티브이나 신문에 나오고 책도 낸 모양이었다. 그녀의 사생활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두 노래는 우리의 삶에서의 모든 관게에서 '사랑'이 넘쳐나고 있음을, 그리고 삶에서 맞게 되는 매 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라 생각하고, 느끼며 의미를 부여하며 살 수 있기를.  그런 새로운 출발의 활력이 내 안에 차오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같아 언제나 가까이 하고 싶은 생의 배경음악이 될 듯싶다.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Today is my moment and now is my story. I'll laugh and I'll cry and I'll sing. TODAY......"


아마도 내 이웃 모두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 지금의 내 마음인 듯.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Stevie Wonder

https://www.youtube.com/watch?v=1bGOgY1CmiU

No New Year's Day to celebrate
No chocolate covered candy hearts
to give away
No first of spring
No song to spring
No song to sing
In fact here's just another ordinary day

새해를 축하하려는 것이 아니에요, 
달콤한 초콜릿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봄의 첫 날도 아니구요, 
봄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딱히 부를만한 노래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예전과 다름없는 평범한 날일뿐이에요.


No April rain
No flower bloom
No wedding Saturday 
within the month of June
But what it is, is something true
Made up of these three words
That I must say to you

봄비가 오는 것도 아니구요, 
꽃이 피기 시작한 것도 아니고, 
결혼식이 있는 유월의 어느 토요일도 아니랍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세 단어로 이루어진 그 말만은 사실이죠.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I just called to say how much I care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And I mean it 
from the bottom of my heart

그냥,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전화했어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아끼는지 말하려구요.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전화했어요.
그리고 그 말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심이에요


No summer's high
No warm July
No harvest moon 
to light one tender August night
No autumn breeze
No falling leaves
Not even time for birds 
to fly to southern skies

한여름은 아니에요.
따뜻한 7월도 아니구요, 
보름달이 부드러운 8월의 하늘을 
비추는 것도 아니에요. 
가을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구요, 
낙엽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에요.
새들이 남쪽 하늘로 날아갈만한 
그런 날은 더욱 아니죠


No Libra sun
No Halloween
No giving thanks 
to all the Christmas joy you bring
But what it is though old so new
To fill your heart like no three words 
could ever do

천칭자리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구요, 
추수감사절을 축하하려는 것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때 즐거웠다고 
당신께 감사 인사를 하려는 것도 아니에요. 
뭐냐하면, 좀 오래되었어도 새로운 것.
세상의 어떤 세 마디 단어들보다 훨씬 더
당신의 마음을 채울만한 말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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