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달희 Mar 31. 2017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줄
인(仁)의 실천

생의 심리학 24_행복으로 이끄는 선한 손길

 

만약 당신이 남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품으면서도 남들은 당신에게 호의적으로 굴었으면 하고 기대한다면 당신은 논리적이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가 좀 더 호의적이길 바란다면, 당신이 먼저 그런 기초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타인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당신이 먼저 호의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 달라이 라마, Book of Transformation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줄 인()의 실천

인(仁)이란 ‘어질다’는 뜻으로, 선(善)의 근원이 되고 행(行)의 기본이 되는 것을 이른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을 사랑하고 어질게 행동하는 일이다. 이런 의미를 가진 인(仁)은 공자(孔子)가 주장한 유교의 도덕 또는 정치이념으로 윤리적인 모든 덕(德)의 기초이며 이것을 확산시켜 실천하면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미국의 보험회사 Liberty Mutual의 광고. "Pay it Forward"

미국의 한 보험회사의 상업광고이지만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이 따뜻한 터치의 릴레이를 보여주는 이 동영상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내가 먼저, 내가 조금 더’라는 이기적인 욕심, 그리고 자기 아닌 다른 대상에 대한 미움과 증오가 가득 찬 폭력의 지금 우리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실천행동은 바로 이런 인이라는 생각이다. 우리 인류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세상은 선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세상은 너와 내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의 내 생각과 행동은 내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그 실천은 업보의 수레바퀴를 통해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다른 사람에게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고 친절한 마음씨 호의(好意)를 전하는 행위는 받는 사람들의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호의를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면 뇌의 보상중추가 활성화 되어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쾌락과 행복감에 관련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으로 이용되는 물질인 도파민 수용체가 밀집해 있는 뇌의 영역인 측중격핵(nucleus accumbens, NAc)―뇌의 가장 원시적인 부위이며 배고픔, 갈증, 성욕의 만족을 추구하는 부위―이 그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여 주는 마음을 뜻하는 호의란 말은 남을 위해 생각하는 마음인 선의(善意)와 같은 맥락에서 쓰인다. 이러한 호의 또는 선의는 나로부터 누군가에게 전달됨으로써 가치가 있다. 호의의 전달은 호의의 반응을 가져온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개인들이 호의를 바탕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면 우리 삶에는 흐뭇한 시간이 더욱 많아지리라 생각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상호성의 법칙(Law of reciprocality)이라고 한다. 이 상호성의 법칙의 개념은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가 ‘누군가의 호의를 입으면 사람의 마음의 빚을 지게 되고 그러한 빚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빚을 진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의 빚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은 받은 것보다 더 큰 호의나 보상으로 갚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상호성의 법칙’이라고 했다.      


선한 마음을 전하는 매체는 바로 터치

미국의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Dacher Keltner)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민과 사랑, 감사를 전하는 일차적인 언어는 신체 접촉이라고 말이다. 또한 이 세 가지 감정이야말로 신뢰와 협동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그의 책 <선의 탄생(Born to be Good)>에서 그는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선한 의지를 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매체는 바로 ‘촉각’이라고 한다. ‘적절한 경우’에 피부를 손으로 어루만지는 행위는 개인의 선의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공동체 집단이 남을 사랑하고 어질게 행동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실행하는 것을 돕는다는 것이다.     


선한 마음을 담은 기분 좋은 터치는 상대의 몸속에 생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감정과 이성을 균형 있게 조화시켜 현실에 적절히 반응을 하게 하는 ‘자기조절 중추’인 안와 전두 피질(orbitofrontal cortex)을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대응 반응을 조절하는 편도체(amygdala)를 불활성화시켜, 스트레스와 관련된 심혈관 반응을 줄이고, 옥시토신 같은 신경화학물질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반응은 모두 개인 간에 신뢰와 선한 의지를 촉진한다. 터치의 심리학, 접촉의 과학은 확실하게 기본적인 몸의 차원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요즘 살아가기에 아무리 팍팍하다 하더라도, 삶을 매끈하고 윤기 나게 만들어주는 무엇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있을까. 삶속에서 상처받고 절망하는 사람은 삶속에서 치유하고 희망을 찾아야 한다. 지금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 가까이 있는 누군가와 정말 바보 같은, 서로를 위해 모든 것을 허용하는 맹목적인 사랑을 온 몸과 마음으로 체감하는, 접촉의 소통이 필요한 때이다. 상대를 배려해 주는 마음씨, 호의는 분명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줄 수 있다. 또한 거친 세상을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도 해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참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받아본 적이 없으므로 타인이 자신에게 베풀어주려는 호의에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호의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호의를 담은 나의 손길은, 누군가에게 더 큰 호의로 전달될 것이고,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더 큰 호의로 그 마음을 이어갈 것이다. 이러한 호의의 접촉이 만들어가는 사랑의 파동은 우리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주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을 한결 밝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럴 수 있음을 믿는다.     

 

밝고 아름다우며 모두 건강하며 평화롭고 행복하기까지 한, 건강한 사회를 도대체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모색이 가능하겠지만 그 모든 맥락의 핵심이자 중심개념은 바로 ‘사랑’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안으로부터의 힘’인 사랑은 타인에 대한 ‘배려’로부터 시작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타인애는 자기애로부터 비롯되므로.    

 

역경(易經)에 ‘선행을 하여 덕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는 말이 있듯이 인의 마음을 함께 나누고 호의의 베품을 실천하면 그 사람과 바로 당신 스스로가 행복해진다. 그것은 분명하다. 보살핌, 배려의 따뜻한 마음은 그렇게 나의 일상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누군가에게 이어진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을 바꿀 희망의 메시지는 바로 나 자신, 그리고 당신으로부터 우리 모두에게 전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은 존재하는 곳에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