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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 이야기집 Jan 19. 2022

내 삶의 속도에 대해 생각해보다

며칠 전, 한 친구가 나한테 해준 말이 퍼뜩 생각났다. 내가 진짜 단단해졌고, 내가 정말 내 속도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고.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런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사실 단단한 것 같다는 말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종종 듣던 말이기도 해서 비슷한 걸 느꼈나보다 생각했다.

'내 속도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내 삶의 속도가 어떤지 스스로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서 이것도 그냥 슥하고 지나쳤던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그 문장이 떠올랐다.

내가 내 속도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그럼 나의 속도는 무엇일까?


내 삶의 속도. 곰곰이 생각해봤다.

몇 주 전, (내 기준) 너무 빠른 속도로 삶을 살고 계시는 분을 보고 체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글을 쓰면서 차분히 내 마음을 진정시켰던 일도 떠올랐고, 달팽이처럼 느린 삶이 사실 정답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달팽이처럼 살아봤던 것도 떠올랐다. 나는 '달팽이인 척 하고 싶었던 토끼'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고 왠지 모를 억울함(?)을 느꼈었지.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은 속도.


내 삶의 속도는 자전거를 타는 속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풍경을 보면서 달리고 싶을 때는 페달을 조금 느슨하게 밟다가도, 질주하는 쾌감을 느끼고 싶을 때는 발에 힘을 딱 주고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어쩌면 내 삶의 속도가 무엇인지 알고, 내 삶의 속도를 지키는 데서 단단함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맞는, 적당한 삶의 속도가 무엇인지 아니까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지! 내 삶의 속도를 인정하고 셀프 응원해주는.


뭔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스스로 깨우친 느낌이다. 나한테 맞는 삶의 속도가 어떤지 알고 있으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느린 게 나한테 맞으면 느린대로 살면 되고, 빠른 게 나한테 맞으면 빠른대로 살면 된다. 어느 속도 하나 열등하거나 우월한 것 없다. 나한테 맞는 속도를 찾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는 참 다양한 속도가 있다. 그리고 저마다의 속도대로 산다.


달팽이가 잎사귀를 거니는 속도,

고양이가 식빵을 굽는 속도,

강아지가 경쾌하게 산책하는 속도,

살짝 숨이 차오를 정도로 걷는 속도,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뛰는 속도,

폭주 기관차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속도...


이 수 많은 속도 중에서 나한테 편한 속도를 아는 게 중요하다. 원래 삶의 속도가 빠른 사람한테 느리게 살라고 하면 기운이 나지 않는다. 반대로 삶의 속도가 느린 사람한테 빠르게 살라고 하면 급체한다.


내 삶의 속도를 먼저 아는 것에서부터 단단함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 같다.








「여행하듯 살아요」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내 마음은 어떤지 내 삶을 잘 돌봐주려고 합니다. 그 고민의 흔적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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