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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gang Nov 09. 2022

늦어도 11월에는

가을 서정






헐거워진 햇살이 좋은, 11월 아침다.

좀처럼 카메라를 들지 못했다. 허리가 아파서 또는 귀찮아서 또는 게을러서? 가을이 가는데 카메라 한 번 들지 못하고 보내게 될까봐 급하게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70-200mm 망원렌즈를 끼워서. 시간이 좀 지나면 쨍한 햇살이 돋으려나, 아니 돋기를 기다리고 기대했는데 카메라를 들고 5천보를 걸을 때까지 여전히 햇살은 헐거웠다. 끄무레하다로 표현하려다가 헐거워진 햇살이라고 했다. 하하 아쉬움을 안고 집으로 들어왔다.

두어 카톡방에 사진을 올렸더니, 좋단다. 그래서 브런치에도 올려 둔다.


이맘때가 되면 한스 에리히 노삭의 <늦어도 11월에는> 책이 생각난다. 제목 때문이기도 하겠다. 한 때 밤을 새워 읽은 책이 이 책이다. 최고의 연애소설. 불안한 온갖 요소들을 일시에 거둬가는 마법 같은 그들의 최후에 탄성을 질렀던. 그러나 지금 읽어도 그때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시 읽어보려고 책상 위에 꺼내 놓았다.




























라일락 잎에도 가을이 앉았다. 노랗고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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