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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Sep 04. 2021

백신 부작용으로 생리 이상이 가능하다면 그 의미는?

미국 CDC가 생리 이상을 잠재적 백신 부작용으로 고려하기 시작했군요. 그동안 미국에서 백신 접종 후 폐경 여성이 생리를 시작한다든가, 생리 주기가 앞당겨지거나 늦춰지고, 생리 양이 많아지거나 줄어들며, 생리통이 극심해진다는 등의 다양한 증언들이 있어 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이었다가, 2명의 미국 여자 교수가 이상 생리현상을 경험한 약 14만 명의 여성들에 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입장을 바꾸었다고 하는군요.


이런 분위기 탓인지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입니다. 그런데 백신 부작용으로 생리 이상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신이 인체 호르몬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인자, 즉 환경호르몬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환경호르몬이라면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몇몇 특정 화학물질에 국한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환경호르몬의 범위는 엄청나게 넓습니다. 21세기 과학혁명의 총아로 간주되는 나노물질들조차 일찍부터 호르몬 시스템 교란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었죠.


이 이슈가 중요한 이유는 정부에서 4분기부터 12~17세, 임신부 백신 접종을 추진한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방역당국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백신이 어떤 이유로든 환경호르몬으로 작용 가능하다면 안전성에 대한 보다 확실한 과학적 증거를 필요로 합니다. 현재 미국  CDC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발생하는 생리 이상과 같은 부작용은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므로 백신을 맞지 않을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위험보다 이익이 크다는 것입니다. 성인들이 경험하는 생리 이상 정도야 이런 관점에서 판단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태아기와 청소년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환경호르몬 특성 중 하나가 발달 시기에 따라서 그 노출의 영향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성인한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아주 낮은 농도에서도 태아, 영유아, 어린이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코비드 19 백신의 약동학에 대하여 충분히 알지 못합니다. 즉, 단시간에 분해되어 인체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인지 혹은 아주 낮은 농도라도 장기간 인체 조직에 머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환경호르몬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태아, 영유아, 어린이들이 경험하는 환경호르몬의 문제는 그 영향이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죠. 최근 성인이 되어서 걸리는 질병의 보다 근본적인 시작점을 찾아가 보면 태아 시절 엄마 자궁에서 경험하는 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증거들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는 인자들은 그 무엇이든 이러한 “Fetal origins of adult diseases”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코비드 19 백신의 장기 부작용을 알 수 없다는 점은 고위험군이 아닌 건강한 사람들에게 현재의 백신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일견 그럴 듯 해 보이는 이익-위험 분석을 해서 계속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익은 지금 아는 것이 전부이나 위험은 그렇지 않습니다. 심근염도 처음에는 몰랐으며 생리 이상도 이제야 이슈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것이 끝은 아닐 듯합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위드 코로나의 전제조건으로 성인 80%·고령층 90% 백신 접종을 내걸고 있습니다. 유행 시작부터 코비드 19에 대하여 높은 저항력을 보였던 동아시아권에서 무슨 이유로 그렇게 높은 백신 접종률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진정으로 국민들 편에서 결정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코비드 19 백신이 중증도를 낮추는 데는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감염과 전파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팩트입니다. 따라서 코비드 19 백신은 고위험군 그리고 원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호>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맞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만, 지금은 본말이 완전히 전도되어 특정 백신 접종률에 도달하는 것이 백신 접종의 목표가 되어버렸군요. 


대규모 백신 접종 덕분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유럽권 국가들의 <현재> 코비드 19 사망률은 동아시아권 국가들이 <유행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보여주고 있는 코비드 19 사망률보다 더 높습니다. 확진자수는 폭발하고 있고요. 그리고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바이러스 변이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정보를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왜 80-90% 백신 접종률이 우리 사회를 여는 전제조건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그리고 코비드 19가 동아시아권에 미치는 영향은 처음부터 미미했고, 지금도 미미합니다. 유행 초기부터 PCR검사를 제한하면서 느슨한 대응을 했었던 일본의 상황을 다시 한번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1년 반이상 축적된 데이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역간 코비드 19에 대한 기본 저항력 차이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이렇게나 인정하기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불가사의할 뿐입니다.




앞서 “Follow the common sense!!”라는 글에서 자연감염을 경험하고 지나간 사람들이 백신 접종자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견고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유행 내내 확진자 수 최소화에 집착했던 우리나라 방역정책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입니다. 잘못된 정책 방향의 수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만, 위드 코로나의 전제조건을 보고 있자니 아직 정부에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밥을 죽이라, 벽을 문이라 우기면서, 목표로 한 백신접종률을 향하여 눈 가린 경주마처럼 질주할 듯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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