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덕희 Jul 16. 2019

나이 들어 무작정 살빼기, 치매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3

현 패러다임상에서는 비만의 기계적 기준을 넘어가면 누구나 살을 빼야 한다고 교육을 받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 방방곡곡 보건소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앉혀놓고 (OMG..) 살 빼는 법 교육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죠.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일들이라 여러 번 말려 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더군요. 하지만 지방조직이 화학물질의 저장장소로서 순기능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시급히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떤 사람에게는 살 빼기가 도움이 되고, 어떤 사람은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하는지를 잘 따져봐야 합니다. 

먼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 중, 복부비만이 심하면서 아직 노년기에 접어들지 않으신 분들은 살을 빼야 합니다. 이런 질병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지방세포가 커지면서 그 안에 있는 화학물질의 보관 상태가 불안정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당뇨병약, 고혈압약만 드시고 있으면 혈당도 잡히고 혈압도 잡힌 것 같은데, 10년이 가고 20년이 가면 훨씬 심각한 질병들이 찾아옵니다. 그중 하나가 치매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살을 뺄 때는 “언제까지 얼마를 줄이겠다” 이런 정량적인 목표는 잊어버려야 합니다. 배출과 호메시스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기본으로 하여, 본인이 평생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 와중에 체중은 자연스럽게 빠지는 겁니다. 골치 아프게 일일이 내 입에 들어가는 음식들 칼로리나 당지수 계산 같은 것 하지 마세요. 공장에서 나온 가공 식품들과 정제탄수화물 식품들을 끊고 가능한 한 자연식품을 먹겠다는 대원칙이 중요합니다. 어떤 자연식품 위주로 먹느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될 수 있겠지만 식이섬유와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식물성 식품들의 양을 대폭 늘이고 통곡물 꼭꼭 씹어먹기, 들기름, 올리브 오일, 코코넛 오일, 견과류과 같은 지방성분이 든 식품들을 충분히 먹어 주는 것을 꼭 포함시키세요. 


현재 “현미채식”과 “저탄고지”은 살빼는 방법으로 선택하는 양극단의 식단입니다. 서로 자신의 것이 더 낫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살 빼기만 본다면 두 방법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저탄고지”의 경우 현대사회의 동물성 식품 오염 정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연 건강한 식품으로 구성된 “저탄고지”를 장기적으로 이 지구 상에서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현미채식”의 경우에는 지방 섭취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고 봅니다. 채식을 주장하시는 분들 중에는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그 자체를 죄악시하는 분들이 많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현미채식”과 “저탄고지”을 포함하여 현시대에 논의되는 모든 건강한 식단들의 공통점입니다. 바로 가공 식품들과 정제 탄수화물 식품들을 피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일단 피해야 할 음식들을 피하고 나면 무엇을 먹느냐 보다는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먹을 때는 확실히 먹고 먹지 않을 때는 확실히 먹지 않는 것인데요, 먹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요즘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이 되겠죠. 간헐적 단식은 호메시스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먹는 것에 더하여 반드시 운동을 하셔야 합니다. 제가 “운동 안하고 살빼기, 그 달콤한 악마의 유혹”이라는 글에서 살을 뺄 때는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서 적어두었죠. 일차적으로는 화학물질 배출의 기본이 순환계와 림프계의 순환이기 때문이기 때문인데요 거기에 더하여 운동은 호메시스 작동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메시스 작동을 위해서는 좀 더 단기간 고강도 운동을 필요로 합니다만.. 


운동의 종류는 정말 많고 많지만 현실에서 가장 좋은 운동은 내가 언제라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걷기와 복식호흡, 참 좋은 조합입니다. 그런데 치매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제가 제일 추천드리고 싶은 운동은 태극권과 같은 명상과 기공을 결합한 운동입니다. 명상은 그 자체로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고 운동은 또 그 자체로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기공은.. 아직까지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제가 조만간 “태극권 이야기”를 연재할 계획인데 나중에 그 글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누구나 다 아는,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이 시시하게 생각하는 요요 없는 건강한 살 빼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뚱뚱한 분들은 반드시 이렇게 천천히 살을 빼야 하고, 살을 빼고 난 후에도 이러한 생활습관을 기본으로 사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본인이 가지고 있던 지병들뿐만 아니라, 나중에 더 심각한 병들이 찾아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살빼기의 진검 승부는 살빼기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을 빼고 난 후 어떻게 사느냐에 있다는 것..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특별한 병은 없지만 그래도 살을 빼고 싶으신 분들도 많습니다. 사실 적당한 양의 건강한 지방조직은 모든 것이 오염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최적화된 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본인이 빼고 싶다면 할 수 없죠. 원칙은 이 분들도 노년기에 접어들기 전에 살을 빼야 하지만 이런 분들의 경우 조심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병이 있어 식이와 운동으로 살을 빼는 분들은 병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아주 큰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계속 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동기부여가 확실하죠. 그런데 특별한 병은 없는데 살은 빼고 싶어서 빼신 분들은 동기부여가 약합니다. 일단 살을 빼고 나면 예전의 생활습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다시 살이 찝니다. 또 빼고 싶겠죠? 또 뺍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될수록 살을 빼고자 시도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든 살 빼기를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인들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살 빼는 것 자체도 쉽지 않지만, 성공한다 하더라도 살 빼기의 단점이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지방조직에 있는 화학물질들의 종류와 양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나이가 들면 우리 인체가 가진 모든 기능이 서서히 저하됩니다. 당연히 화학물질 배출 능력도 젊은 시절 같지 않죠. 그런 상황에서 살이 빠지고 평생 동안 모아 놓았던 화학물질이 혈중으로 흘러나오게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뇌와 같은 주요 장기로 가는 양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노년기가 되어서 경험하는 체중감소는, 그것이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비의도적인 것이 훨씬 더 위험하긴 합니다만..


결론적으로 살을 빼려면 하루라도 젊은 나이에 정공법으로 요요없이 빼야 하며, 만약 그 시기를 놓치고 이미 노년기로 접어들었다면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이상 체중 따위는 신경 쓰지 말아야 합니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다 하더라도 적절한 식사와 함께 근력운동과 스트레칭, 그리고 마음관리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것만 해도 고혈압과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남은 세월 동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독립적인 삶을 살아 가는데 더 큰 보탬이 될 겁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이 들어 무작정 살빼기, 치매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