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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Dec 07. 2023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코로나 시즌2??

현재의 감염병 패러다임으로부터 하루속히 벗어나야 합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소식에 다시 세상이 들썩이고 있군요. 특히 중국에서 코로나사태 때 사용되던 전자 통행증인 건강코드가 부활했다는 소식은 감염병 유행이 국민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코로나사태가 감염병 그 자체보다 감염병에 대한 과잉 대응이 초래한 피해가 훨씬 더 컸던 인재였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국가인지라 과연 이번에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하더군요. 몇몇 관련 기사를 읽어보니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 인터뷰에 등장하는 그 예의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댓글들까지.. 우리 사회는 코로나사태로부터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아래는 지난 10년간 한국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수 추이입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유행 주기는 3~4년 주기 정도라고 합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유행시기를 제외한 모든 년도에 현재 입원 환자수보다 더 높은 겨울철 피크가 존재합니다. 하나의 바이러스를 막아 보겠다고 온갖 비이성적인 정책으로 세상을 망쳐버린 코로나 사태동안 사람들의 면역력도 함께 망가졌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간은 과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유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건강한 사람들이 예전처럼 살아주는 것> 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우리가 예전처럼 살기 위해서는 일단 언론에서 무분별하게 감염병으로 사회에 공포 조장하는 것부터 멈춰야 합니다. 이것만 되면 대중들은 더 이상 이 병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예전처럼 살 수 있으며,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그 덕분으로 우리 사회는 장차 마이코플라스마 폐렴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계 감염병까지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 이전에 그 누구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미리 예방하겠다고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살지 않았듯, 이번에도 그런 어리석은 일을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벌여서는 안 됩니다. 다들 그렇게 감염병 따위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집단면역 상승으로 인하여 매년 1000~3000 명 수준에서 입원환자수 피크를 보였다가 감소하는 패턴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겁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대부분 방역정책이 난센스였지만, 그중 가장 심각한 오류가 무증상, 경한 증상이 대부분인 바이러스를 상대로 PCR선제검사를 광범위하게 시행했다는 사실입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도 마찬가지로 만약 이 감염병을 상대로 PCR검사든, 항체검사든 선제검사를 시작하면 그때부터 코로나 시즌2로 즉각 돌입하게 될 겁니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의 한 연구팀에서 호흡기계 감염 증상이 있는 어린이들과 증상이 없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대한 PCR검사를 해 본 결과,  증상이 있는 군은 16.2%, 증상이 없는 군은 21.2%에서 양성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즉, 이 연구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군에서 PCR 검사 양성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상기도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과 같은 병원체를 가지고 일상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매우 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죠. 해당 논문은 2013년 PLOS Medicine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건강한 어린이들의 상기도에서 폐렴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과 같은 병원체들도 매우 흔하게 검출된다는 사실을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코로나19때처럼 진단 검사에만 의존하여 A라는 병원체가 검출된다고 A라는 감염병으로 진단내리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런데 똑같이 병원체를 가지고 있지만 누구는 질병으로 드러나고 누구는 아무런 문제없이 지나간다면 과연 어떤 요인들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걸까요? 


2021년 7월에 올렸던 “승자의 과학과 패자의 과학”에서 19세기말에 벌어졌던 루이 파스퇴르와 앙투안 베샹간의 격렬한 논쟁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병원체=감염병>라는 공식을 세상에 각인시키면서 의학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긴 루이 파스퇴르와는 달리 <면역력=감염병> 임을 주장하다가 몰락한 앙투안 베샹이 완전히 잊힌 것이 20세기 이후 잘못된 감염병 패러다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역사적 배경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시대 대부분 감염병, 특히 호흡기계 감염병 발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개인 면역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면역력을 구성하는 기본이 바로 우리가 삶 속에서 경험하는 수많은 미생물에 대한 일상적 노출이며 이를 막는 모든 장치는 인체 면역력을 훼손하게 됩니다. 마스크는 그 중 하나입니다. 


한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소식에 코로나 사태동안 맹활약을 했던 그분들이 다시 등장해서 백신도 없는 폐렴이라고 부르면서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하고 있더군요. 그분들은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아직도 마스크 덕분에 코로나 사태동안 다른 호흡기계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었으며, 다양한 미생물들에 대한 끊임없는 노출과 그들 간의 상호작용이 유기체 면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 정도 시간이 흘러도 깨닫지 못했다면 그분들이 깨어나는 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할 듯합니다. 그러나 정말 계속 이런 방식으로 사는 것이 맞나? 예전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았나? 와 같은 근본적인 의문을 가진 국민들이라면 앞서 링크해 놓은 “승자의 과학과 패자의 과학”, 그리고 다음 글인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듭니다”를 다시 한번 꼼꼼하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언론과 그 전문가들이 뭐라고 이야기하든지 간에 개의치 않고 그냥 평소처럼 몸 건강, 마음 건강 챙기면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사는 것이 결국 자신, 가족, 공동체 모두에게 최선이라는 사실을 쉽게 납득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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