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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시작하는 백신접종, 정말 괜찮을까?

by 이덕희

타이레놀 자폐 소동으로 인하여 미국 정부가 영유아 백신접종과 관련하여 발표한 주요 권고사항들이 묻혀버린 것이 매우 아쉽군요. 대부분 시급히 학계의 진지한 토론을 필요로 하는 내용들인데, 그중 하나가 B형 간염 백신 접종시기입니다.


현재 WHO에서는 모든 아기는 출생 24시간 이내에 B형 간염 백신을 1차 접종하고, 생후 1개월, 6개월에 추가접종을 권장합니다. 이런 스케줄은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때는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산모가 전파시킬 바이러스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왜 태어나자마자 아기들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죠. B형 간염은 주로 혈액이나 성관계로 전파되는 감염병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 B형 간염 백신 접종 권장시기를 신생아기에서 무려 12세 이후로 변경했더군요. 한번 관행으로 굳어지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그냥 굴러가는 시스템이 소위 공중보건정책 분야인데, 정부 차원에서 제동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 경험했듯, 그들은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되어도 결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책을 수정하는 법이 없죠.


사실 제가 너무 일찍 시작하는 백신 접종에 첫 의구심을 가진 것은 <호메시스: 건강과 질병의 블랙박스> 책에 나오는 혈청 GGT (gamma-glutamyltransferase)에 몰입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정상범위 내의 GGT가 당뇨병을 비롯하여 수많은 질병발생 위험과 관련있다는 사실을 여러 국가 역학자료에서 발견한 뒤, 그 의미를 찾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시절이었죠.


그리고 20세기 중반 생화학자들이 발표한 논문들을 읽으면서 정상범위의 혈청 GGT가 "타이레놀, 진짜 자폐 위험을 높일까?"글에 등장하는 글루타치온 대사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의대 다닐 때 단지 간효소 중 하나로만 배웠던 GGT가 정상범위에서 그 중요한 글루타치온 대사와 관계있다니.. 개인적으로 더 이상 교과서적인 지식에 매몰되서는 안 되며, 항상 비판적 사고와 함께 스스로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는 점을 깨우친 매우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그 당시 GGT에 대한 각종 논문들은 읽어가던 중 혈청 GGT의 정상범위가 나이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며 특히 신생아기의 정상 GGT치가 엄청나게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출생 시 건강한 아기의 혈청 GGT 치는 건강한 성인들보다 5배 이상 높고, 최소한 생후 6개월은 넘어가야 성인 GGT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더군요. 아래 그래프는 연령대별 정상 혈청 GGT 평균값입니다.


GGT.png


연구자가 아닌 어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던 엄마 입장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두고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신생아들의 정상 혈청 GGT가 매우 높다는 것은 이들이 생리적으로 글루타치온 요구량이 엄청나게 높거나 글루타치온으로 처리해야 할 물질들이 아주 많음을 의미하는 상태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인위적 개입은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미래의 어떤 질병을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백신 접종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렇게 얼마간 시간을 보낸 후 혈청 GGT에 대한 연구가설이 POPs와 호메시스로 이어지면서. GGT에 대한 관심은 식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30여 년이 흐른 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백신 정책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때 문득 신생아들의 엄청나게 높은 혈청 GGT 가 생각나더군요. 혹 그동안 업데이트된 연구가 있나 찾아보니 여전히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고요.


한국같이 의료접근성이 좋은 국가에서는 임산부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여부를 아주 쉽게 사전에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도 수많은 임산부들이 출산한 아이들에게 B형 간염 백신을 맞힐까요? WHO에서는 확률적으로 매우 낮긴 해도 환경을 통한 감염도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건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그들이 2030년까지 간염을 박멸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들은 항상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그렇게 입증하고 싶어 하죠.


신생아들의 혈청 GGT치로 추정하건대, 생후 6개월 이전과 이후는 해독 기능에 있어서 완전히 다른 몸이라고 해도 될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즉, 어떤 백신이든 생후 6개월 이전, 특히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백신접종 하는 것 자체를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염병 위험은 과장되고 백신 부작용은 과소평가되었다"에서 적었듯, 역사 속에 나오는 감염병과 현시대 감염병은 비록 이름은 같을지라도 그 영향력은 다르다고 봐야 하므로 관련 학계에서 보다 열린 자세로 이 문제를 토론해 봐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주요 권고사항들 중 MMR백신을 3개로 분리시키는 조치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글은 다음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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