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스페인전역에서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한코로나항체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그전의항체 조사와는달리 Lancet이라는역사와전통을자랑하는최고의의학저널에실린논문이라서 그런지 특히외신에서대서특필을했더군요. 결론만요약하자면스페인과 같이코로나발생과사망이 매우 많았던국가도평균항체 양성률은 5%, 마드리드와 같이 환자가폭발한지역도 10% 정도에불과했다는것입니다.
이 결과에 대한 해석은 한결같습니다. 집단면역이란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에 대하여서는 Lancet에서 특별히 commentary까지 실었는데 집단면역을 두고 "not only highly unethical, but also unachievable"이라고 표현하고 있네요.
하지만 스페인연구자들과 Lancet의편집자는집단면역 기준치 60~70%라는허구의 숫자에대하여서는 단 일말의의문도가지지않은듯 보였습니다. 또한 T세포혹은자연 면역계가제공하는저항력이항체가제공할수있는저항력보다훨씬더중요할 수 있다는사실도전혀모르고있는듯 했습니다.
국어, 수학, 영어 점수를 합하여 100점만 넘으면 합격인데, 수학 점수만 가지고 모든 학생들이 낙제점을 받았으니 빨리 학교 문 닫아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하는 격입니다. 현실에서는 수학 빵점 받아도 (항체가 없어도), 국어와 영어 만점 받는 학생들이 (저항력을 가지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백신없는 집단면역은 꿈도 꾸지 마라는 Lancet의 결론과는 달리, 최근 여러 지역에서 집단면역이 "just around the corner"에 있다고 보는 연구자들이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이야기드렸듯이, 항체검사 결과만을 가지고 집단면역에 도달하고 도달하지 않고를 따지는 것은 전혀 의미 없는 일입니다. 의미 없을 뿐만 아니라 진실을 호도하는 행위입니다. 항체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무증상 혹은 경한 증상으로 모르고 지나간 감염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추정하는 데 있습니다. 이 숫자의 규모에 따라서 감염병 유행에 대처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개인을 밀접 추적하는 방역대책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현재 전문가라는단어로번역되는 Expert가그리스로마시대에는 Human에대치되는단어로노예를의미했다는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시대에 Human이란모든방면에두루두루지식을가진팔방미인이었다면 Expert는시키는일만전문적으로열심히잘하는사람이라는의미겠죠.
Expert nonsense라는표현이있습니다. 부분적으로혹은겉보기에는매우전문적인지식과기술을구사하고 있으나 그의미를해석하거나현실에적용하는지점에가면 nonsense로가득 찬결론을내리는 겁니다. 문제의 본질을 통찰력있게 혹은 거시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집단면역 60~70%라는 마의 숫자를 세상에 각인시킨 닐 퍼거슨 교수의 모델링에 이어서, 이 논문의 결과에 대한 해석도 Expert nonsense의 사례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미 언론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하여 수십만 회, 수 백만 회 공유되어 버렸네요. 참.. 할 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