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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Jan 12. 2021

2020년 스웨덴 총 사망률,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스웨덴에 대한 암울한 뉴스들을 보면서 안도감을 느낀 분들이 꽤나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K방역에 대한 자부심과 안도감 사이에는 기하급수적 비례관계가 있을 듯합니다. 사실 세계 평화를 생각한다면 스웨덴은 반드시 실패해야만 하는 국가입니다. 만약 스웨덴의 2020년이 비극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 수많은 국가들은 그 자체로 “스스로 바보 인증”이 되는 것이고 치열한 책임소재 공방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행 초기부터 몇 번 스웨덴에 대한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가장 최근 글이 12월 초에 올린 “스웨덴, 충분히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라는 글인데요, 많은 분들이 신문 기사에서 보던 소식과는 너무나 달라서 당혹감을 느끼신 듯합니다. 2021년이 시작되었으니 스웨덴 소식을 업데이트해드리겠습니다. 스웨덴 국왕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총리가 저렇게 이야기했다 이런데 더 이상 휘둘리시지 마시고 팩트에 기초하여 직접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스웨덴은 락다운을 하지도 않았고, 우리나라와 같이 개인정보 털어가면서 동선 추적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목표가 전파방지가 아니라 의료시스템 과부하 방지였기 때문에, 병상만 확충하고 계속 사회를 열어두었죠. 50인 이상 모임과 요양시설의 면회는 금지했지만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보육시설과 학교는 닫지 않았으며, 모든 식당, 상점, 체육시설들도 운영을 계속하였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았으며 감염자들에 대한 강제 격리조치도 없었습니다. 그런 스웨덴에서 2020년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아래는 스웨덴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기초로 그린 1851년부터 2020년까지 사망률 추이 곡선입니다.  처참한 실패를 했다는 2020년, 스웨덴에서 뭔가 엄청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 같아 보이시나요? 사망 지연보고를 감안하여 worst case scenario 하에서 사망률을 추정해봐도 (붉은색 네모 박스) 예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일상적인 한 해였을 뿐입니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보육시설과 학교를 유행기간 계속 열어 두었지만 그로 인한 심각한 코비드 19의 위험이 없었다는 결과를 NEJM에 보고한 바 있는데요, 이 또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식 통계에 의하면 스웨덴의 코비드 19 사망자수가 곧 만 명을 넘길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위의 그래프와 같은 결과가 가능할까요? 제가 엉터리 통계수치를 들고 와서 여러분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 같은가요? 자세한 설명은 “스웨덴, 충분히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라는 글에 나옵니다. 꼭꼭 씹어가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스웨덴은 스웨덴이고 우리는 우리나라 걱정을 해야겠죠. 최근 방역당국에서는 11월경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할 계획이며 그때까지는 계속 지금과 같이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는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K방역의 상자 안에 갇혀 밖을 내다볼 능력을 잃어버린 방역당국에서는 왜 스웨덴의 2020년 총사망률이 예년과 별 차이가 없는지, 왜 일본의 사망률이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 듯합니다 (일본의 경우 연령을 보정한 사망률을 의미합니다).


현재 사망률이 높은 서구권에서조차 지금까지 해 왔던 코비드 19의 방역대책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문이 불여일견, 아시아권의 코비드 19 직시하기"글에서 보여드렸듯 이토록 낮은 사망률을 가진 동아시아권 국가에서 <방역대책 그 자체>가 아니라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이 이슈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결국 생각하기를 멈춘 우리 사회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이 개발되었으면 독감처럼 고위험군 중심으로 접종을 해야 하는 것이고, 건강한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교차면역이든 뭐든 집단면역을 높여가는 것이 합리적인 접근법입니다만 K방역 치하에서는 어불성설이겠죠.. 어쨌거나 아무쪼록 새해에는 이성의 힘으로 코비드 19 사태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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