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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May 22. 2021

구충제 이버멕틴, 세기의 스캔들 되나?

앞서 글에서 5월이 되면서 급감하고 있는 인도의 확진자수가 구충제 이버멕틴 사용과 관계있다는 현지 주장을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쓰기 위하여 그동안 발표된 이버멕틴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과 메타분석 논문들을 읽어보면서 매우 놀랐습니다. 팬데믹이라는 긴급상황에서 이 정도로 예방 및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약제를 두고, 단지 표본크기가 작고 연구 설계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WHO까지 나서서 사용금지를 이야기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연구의 질을 평가하는 것은 제 전공 분야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사실 그 누구보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아무리 완벽한 계획하에 시행하여도 한계점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모든 연구들을 상대로 난도질하고 시비 걸 수 있습니다. 코비드 19 유행 와중에 제3세계 국에서 경황없이 시행된 이버멕틴에 대한 임상연구들은 당연히 여기저기 허점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제 눈에는 이런 문제점들이 다 시시하게 보일 정도로 지금까지 이버멕틴이 보여준 효과들이 강력해 보이더군요.


이버멕틴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런 약이 아닙니다. 이미 40년 이상 구충제로 수많은 제3세계 국에서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었으며 WHO의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된 약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이미 코비드 19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입증된 바 있고요. 설사 RCT 연구결과가 없다 하더라도, 다른 일로도 바쁜 WHO가 굳이 나서서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릴 필요까지는 없는 약이 이버멕틴과 같은 약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버멕틴에 대한 정보를 찾아가던 중 일찍부터 이버멕틴의 효과를 알리기 위하여 노력했던 단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Front Line COVID-19 Critical Care Alliance라고 약자로 FLCCC라고 부릅니다. 코비드 19 환자를 중환자실에서 진료하는 최일선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단체로 유행 초기부터 기존 연구 결과들과 자신들의 경험을 근거로 코비드 19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어 제안한 바 있는데, 이버멕틴은 여기에 핵심 치료제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FLCCC의 핵심 인물로 Pierre Kory 박사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긴가민가 하시는 분은 Kory박사가 최근 발표한 이버멕틴에 대한 메타분석 논문과 작년 12월 미국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 한 격정적인 증언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BIRD라고 부르는 단체도 있더군요. British Ivermectin Recommendation Development의 약자로 이버멕틴의 효과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최근에 결성되었습니다. 이 단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Tess Lawrie박사는 의사이자 Evidence-based medicine 자문회사 대표로서 그동안 WHO를 비롯하여 여러 정부기관의 자문 역할을 해 왔다고 하는군요. FLCCC의 주장을 접한 Lawrie박사팀은 메타분석을 자체적으로 시행한 후 이버멕틴은 시급히 예방 및 치료제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영국 정부에 제출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에 Lawrie박사는 지난달 이버멕틴에 대한 국제학술대회까지 온라인으로 열게 되는데, 특히 자신들이 시행한 메타분석과 WHO가 발표한 메타분석을 비교하면서 WHO에 공개적으로 답변을 요구하고 있군요. Lawrie 박사팀의 메타분석 논문도 저널에 최종 게재승인이 났다고 해서 링크 겁니다.


이버멕틴은 일본의 Satoshi Omura 교수와 아일랜드의 William Campbell 교수에 의하여 개발되었는데, 그 공로로 2015년 노벨 의학상까지 수상하게 됩니다. 코비드 19 유행 초기 Campbell교수는 세포실험에서 이버멕틴이 보여준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의 인체 적용 가능성에 대하여 상당히 부정적인 코멘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Omura교수는 최근 발표한 긴 리뷰 논문에서 지금까지 발표된 이버맥틴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들과 FLCCC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현재 이버멕틴에 대한 RCT도 진행 중이라고 하는군요.


저는 그동안 코비드 19 사태를 지켜보면서 합리적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해 못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상황도 그랬고, 국내 상황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방역이라는 것의 허구성만 하더라도 세상에 할 말이 너무 많았는데, 이버멕틴 건은 알면 알수록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듯한 느낌이 듭니다.


최근까지 전 세계 주류 언론에서는 이버멕틴에 대한 기사 한 줄 보기 힘들었습니다만, 오늘 드디어 USA Today에서  팩트체크라는 이름으로 인도 소식과 함께 전하는군요. 몇몇 유수한 대학 교수들의 입을 빌어서 인도에서 확진자수가 감소하는 것은 락다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과 같은 방역대책 덕분이며, 이버멕틴과 같은 구충제가 그런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한 마디로 “FALSE”라고 최종 판결문을 작성해놓았더군요. 하지만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방역 만능주의자들과 주류 언론이 뭐라고 이야기하든지 간에, 이버멕틴 사태는 조만간 세기의 스캔들이 될 조짐이 있습니다. 한번 지켜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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