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네가 그 향을 다른 곳에 뿌린다 하여도
처음부터 그 사람이 좋아서 글을 쓴 건 아니었다.
글을 쓰다 보니 그 사람이 좋아졌고
그 사람을 보다 보니 글을 쓰고 있었다.
먼 훗날 그 글자들이 싫어질지언정,
나는 그 사람이 좋았다.
편지를 쓸 때
시각, 촉각, 미각이 후각을 대신하여 나를 상대의 앞으로 데려다 놓을 수 있게끔 온 감각을 동원해 그 사람에게 보냈었다. 그런데 이 향이 너무 독했던 걸까? 그 사람은 이 향을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물들고 있었고 내가 이 세상에 나올 수 없을 때조차 세상이 나를 외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네가 그 향을 다른 곳에 뿌린다 하여도
냄새가 생각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