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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Nov 25. 2018

그 아무리 양아치라도 권리는 있다

영화 <박화영>을 보고 쓰다

화제의 영화 <박화영>을 vod로 관람했다. 박화영이라는 고등학생의 막장스러운 삶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일진 피해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보는 내내 속이 불편했다. 일차적으로는 극 중 10대들의 행동과 인식이 매우 납작하고, 파괴적이고, 적나라하기도 하지만, 영화가 중간중간 보여주는 도대체 메워질 수 없는 힘의 격차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보는 사람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탓이다.


흙수저는 금수저에게 결국 안되고, 여자는 결국 남자에게 안되고, 그 권력이 남자에게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못생긴 사람은 이쁘고 잘생긴 사람에게 결국 안되고. 애는 어른에게 결국 안되고...근본적으로는 결핍이 있는 사람은 계속해서 수세에 몰린 상태에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건가. 그 자신의 구원은 과연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하는 답답함까지.  


그 어느 하나 애정가는 인물 없이 하나같이 납작하고 더럽고 비열한 인물들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장받아야 하는 어떤 권리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인간성이 좋은가, 제대로 된 인성을 갖췄는가와 상관없이 부당한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권리라는 것은 보장돼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 감각을 되새기게 하는 데 좋은 훈련이 되주는 영화다.


동네에서 자주 보는 10대들 생각도 나고. 맨날 욕에 담배에 침뱉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인데, 항상 배달알바를 하고, 그게 끝나면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서 밤마다 떠들어대서 보기싫어 죽겠다. 근데 저 쎈캐들, 일터에서 급여는 제대로 받는 것인지...뭐 그런 생각들을 하고 그랬었다.그리고 도대체 나를 포함한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하는...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좋은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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