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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욱 Jul 13. 2018

창의리 느티나무 / 여름∙夏

가평군 설악면 창의리 121-2번지


마을회관 옥상에서 바라본 느티나무



수종 : 느티나무

식재 연도 : 1483년경

수고 : 28m

흉고직경 : 7.1m

지정일 : 1982.10.15

지정번호 : 경기-가평-9

소재지 : 가평군 설악면 창의리 121-2번지

소유자 : 창의리 새마을회

관리자 : 창의리장



길 건너편에서 바라본 느티나무



고목이 전하는

소리 없는 메시지





며칠 전, 가평 출장길에 운 좋게도 느티나무 고목을 한그루 만날 수 있었다. 마을회관 앞을 떡하니 지키고 서 있는데 멀리서 봐도 예사롭지 않아 길 한쪽에 잠시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가니 더욱 거대한 나무의 크기와 모양에 놀라게 된다. 왠지 느티나무는 크기가 커도 무섭거나 압도되기보다는 푸근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옛날부터 마을 입구를 지키는 수호목으로 많이 심어진 게 아닐까. 아니면 많이 심어졌기 때문에 그만큼 친근한 걸까. 처음 보는 나무인데도 반가웠다.


식재 연도가 1483년이라고 적혀있는 게 특이했다. 검색해보니 조선 시대 성종 14년 계묘년이다. 고서 어딘가에 이 나무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던 걸까. 주변에 마을 어르신이 계시면 여쭤볼까 했는데 아쉽게도 마을회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튼 수령이 535년이라니 대단하다. 고작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아득하게 먼 500년이란 세월의 풍파를 잘 견뎌낸 나무를 보고 있자니 절로 숙연해진다. 나무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를 잇는 창의리 마을 사람들의 애정과 보살핌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적이 아니었을까. 나무는 마을과 그렇게 하나가 된다.


계단의 거미줄을 걷어내고 마을회관 옥상에 올라가서 나무를 바라보며 한 번 더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변함없이 버텨낸다는 건 참 어렵고,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건 더욱 어렵다. 그래서 귀할 수밖에 없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바뀌고 달라지는 게 당연한 트렌드라고 말하는 가벼운 시대 앞에 오래된 나무는 소리 없이 묵직한 반론을 내어놓는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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