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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치 Jul 27. 2018

비행운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어렸을 때 꿈이랄게 별로 없는 어린이였다. 또래 여자애들처럼 피아니스트, 발레리나를 읊어댔고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장래희망은 현실화됐다. 대학교 1학년때는 라디오 PD가 되고 싶었다. 


 타협을 잘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현실과 이상 사이 줄다리기를 하는게 귀찮고 힘들어서 중간지점을 꼭지점삼아 뛰는 사람, 늘 적당히를 찾는 비겁한 사람이었다. 어중간한 대학을 들어가 어중간한 학점으로 졸업을 하고, 그럴듯한 대기업에 입사해서는 박봉을 받고 입에 풀칠하며 살고 있다. 이 비겁함이 지긋지긋한데 또 도망갈 용기는 없어서 계속 적당히 살고있다. 


  23살때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다. 들으면 놀랄만한  집안의 맏아들이고, 영국에서 유명한 대학을 졸업한 남자였다. 그 사람과의 간극이 커서 쉽게 말을 했는지도 모르려나, 그에게 나는 종종 글을 많이 써서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그사람은 웃으면서 하고 싶은 걸 해 어리잖아, 했었다.


 오늘 출근하며 생각해보니 7월이 다 지났다. 5달만 자고 일어나면 나는 스물여덟이 된다. 그 오빠를 만나서 소주 한잔하며 사실 나는 아직도 라디오 PD가 하고 싶고, 책을 내고 싶다고  말하면 여전히 웃으면서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말해줄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더 좋은 사람, 더 똑똑한 사람, 더 진심으로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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