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마치 Aug 04. 2018

돈의 쓰임새

흥청망청의 아이콘



로또 당첨의 꿈을 매일 꾼다.


 관리하는 점포 중에 로또 판매하는 곳이 있다. 1등도 나오고 2등도 나오고 그런데라 금요일 토요일이면 문전성시다. 갈 때마다 오천 원치씩 로또를 산다. 그리고 오천 원도 되어본 적이 없다. 요즘 입버릇이 생겼는데, '나 부자 되고 싶어'다. 맨날 기도한다. 부자 되게 해주세요 제발


 퇴사를 고민하는 시점에서 가장 큰 산은 '돈'이었다. 내가 얼마를 모았는지, 퇴직금이 얼마 나올 건지, 그리고 그 돈으로 대체 난 얼마나 벌이 없이 버틸 수 있는지. 다시 취준 하려면 나 토익학원도 다녀야 하고, 운전면허 기능연수도 받아야 하는데. 수많은 기회비용을 계산하고 또 계산한다. 




내 한 달 고정비용은 얼마일까?


 1. 의

나=흥청망청의 아이콘. 명품을 찾지는 않지만 꾸미기 좋아해서 한때는 화장품 콜렉터였다. 필요한 것만 산다면?  


 2. 식

집밥을 먹어보자. 다이어트한다고 생각해. 


 3. 주

부모님이랑 같이 산다. 그 말은 서울에 잘 곳이 있다는 거다. 매달 월세, 관리비 부담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변 동기들, 선배들 다 차 살 때 면허도 없다며 차 사기를 미룬 것도 퇴사를 하려고 보니 참 잘한 일이다. 


 4. 기타 

- 보험료

- 통신비

- 교통비

- 의료비 

- 교육 (토익, 운전면허 등 재취업에 필요한 비용)


5. 그리고 나

이게 제일 중요하지. 내가 퇴사하고 나를 위해 쓸 돈. 나의 스물일곱은 이 5번을 위해 쓸 거다. 좋은 책을 읽고(빌려 읽어 멍청아), 좋은 영화를 보고(조조만 봐), 운동을 하고(필라테스 진짜 비싸다). 여행을 다니고(해외여행 한번 가면 백만 원은 기본으로 빠지던데 나는), 배우고 싶던 것을 배우고(바리스타 알아보니 2달에 80). 근데 다 하려면 돈이 짱 많이 들고, 부자가 되고 싶다 나는. 그래서 로또를 산다. 




100만원이 든다.


 1~5번까지를 다 하려면 한 달에 팔십~백만 원은 족히 든다. 1년이면 1,000~1,200만 원. 2년간 모은 돈 탕진하는 셈. 아, 이러니 내 퇴사가 점점 늦어지는 거다. 이렇게 겁이 많아서야. 겁이 많은 건지 계산적인 건지. 어쩌면 둘 다. 이거 나만의 고민 아닌 거지? 제발요.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직업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