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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치 Sep 19. 2018

전화영어를 해보니까 말이야

Have a great day!


 이번 달부터 전화영어를 시작했다. YBM에서. 일주일에 세 번 아침 7시에 시애틀에 사는 Shelby에게서 전화가 온다. 아주 프로다운 톤과 발음과 말투로. (일부러 정성 들여 천천히 발음하는 것이 느껴진다...)


 첫날 그녀는 본인에 대해 설명했다. 시애틀에서 태어나 자랐고 대학은 밴쿠버에서 다녔으며 지금은 다시 시애틀에 산다고. 시애틀의 추신수를 기억한다고 했다. 한국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언젠가는 한번 가봐야지 생각한 댔다. 내게 전화하는 아침 7시가 그곳에서는 낮 3시고. 밝고 상냥한 사람이다. 프로다워!


 극초보 수준인 나는 대화의 패턴이 늘 비슷하다. 오늘 날씨가 어때? 되게 써니 앤 클리어해.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Have a great day! See you! 그녀는 프로답게 매번 새로운 주제를 던져주는데, 할 말을 골라내서 뱉어내기 바쁘다. 10분은 짧은 듯도 하지만, 할 말이 없을 때는 무척이나 어색한 긴 시간이다. 해외여행을 가면 나름 이런저런 말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전화는 또 다른 문제다. 표정도 볼 수 없고 발음이 틀리면 소통이 안되더라고.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본 적이 있다. (시도한 적이 있다.) 3가지 언어를 쓰는 것은 상위 세 번째 안에 늘 들어간다. 하나는 한국어, 다른 하나는 영어. 나머지 하나는 중국어였으면 했는데 최근에는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 인생은 놀라울 정도로 길다. 가끔 나는 이렇게 50년을 노동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앞이 까마득해진다. 그토록 긴 인생이니 언어 2개쯤은 배우고 떠나야지.


 내 생애 이렇게 시험과 상관없는 영어공부는 처음이다. 재밌고 짜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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